안경환 前인권위원장, ‘현병철號’ 공개 비판

안경환 前인권위원장, ‘현병철號’ 공개 비판

입력 2013-07-15 00:00
업데이트 2013-07-15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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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출범 후 4년은 인권위의 수치”…대만인권저널서 주장

국가인권위원장을 지낸 안경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국제 인권학술지에 발표한 연구 논문에서 현병철 현 위원장 체제의 인권위가 국가 인권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15일 인권위 등에 따르면 안 교수는 대만인권저널(台灣人權學刊) 6월호에 ‘국가인권위원회, 영광과 수치의 10년(The National Human Rights Commission of Korea: A Decade of Glories and Disgraces)’이라는 제목의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대만인권저널은 중국과 이념 갈등으로 다양한 인권 문제를 경험한 대만에서 발행되는 국제 인권학술지라는 점에서 인권전문가들이 주목하는 저널이다.

안 교수는 논문에서 2001년 인권위 설립 이후 7년을 ‘인권위의 영예(Glories)’로 표현한 반면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4년을 ‘인권위의 수치(Disgraces)’로 규정했다.

그는 ‘2008년 촛불시위를 진압한 경찰이 공권력을 과도하게 행사해 시위 참가자들의 인권을 침해했다’는 인권위 결정 이후 조직 축소와 특별 감사 등 정권 차원의 ‘보복’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가 임명한 현병철 인권위원장은 학문적으로든 현장 경험이든 인권활동 이력이 전혀 없었고, 결국 시민사회와 인권위 내부의 강한 반대에 부닥쳤다”고 썼다.

안 교수는 “현 위원장의 인권위는 주요 인권 이슈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했고 정책 권고 수도 크게 줄었다”며 “그 중 최악은 현 위원장이 인권위의 정치적 독립 필요성에 대한 지식이 없었고 의지는 더 부족했다는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현 위원장은 2009년 9월 인권위 국정감사에서 “인권위는 행정부의 일부”라며 인권위의 독립성을 부정하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안 교수는 현 위원장 체제의 인권위에 대해 평가를 하는 것은 이르다면서도 현재 인권위가 심각한 어려움에 봉착한 것만은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현 위원장에 대한 사퇴 요구는 계속되고 있고 인권위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의 가치는 날로 흔들리고 있다”며 “이 모든 상황은 지금의 인권위가 국가 인권기관으로서 대중의 기대를 충족하는 데 실패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06년 10월 제4대 인권위원장에 취임한 안 교수는 2009년 7월 인권위 조직을 일방적으로 축소한 이명박 정부에 항의하며 위원장직을 사퇴했다.

안 교수는 “정권에 따라 국가 인권기구가 겪어야 했던 부침이 논문의 주제”라며 “2011년 말 해외 인권전문가들의 요청으로 대만에서 ‘인권위 10년 역사’에 대해 연설한 적이 있는데 올해 대만인권저널에서 이 내용을 학술지에 싣고 싶다고 연락을 해와 연구 논문 형식으로 보완·제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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