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문제가 있다며 수줍게 다가오던 그 얼굴들이 아직 눈에 선하구나….”



충남 태안 사설캠프에 참가했다가 숨진 공주사대부고 학생의 마지막 가는 길은 쏟아지는 유족의 눈물과 빗줄기로 뒤덮였다.

수많은 공주시민도 눈시울을 붉히며 먼발치에서나마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24일 오전 10시 30분 공주사대부고 운동장에서 사설 캠프에 참가했다가 바닷물에 빠져 숨진 이 학교 이준형·진우석·김동환·장태인·이병학 군의 합동영결식이 학교장으로 거행됐다.

영결식에는 유족, 공주사대부고 재학생과 동문, 서남수 교육부 장관,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이 참석했다. 시민도 자발적으로 영결식장을 찾아 애도했다.

영결식은 고인에 대한 묵념, 약력과 경위보고, 조사, 추도사, 종교의식, 헌화·분향, 유족 대표 인사 순으로 이어졌다.

영결식 내내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는 아들의 이름을 목놓아 불렀다. 끊어질 듯 이어지는 유족의 오열에 시민도 굵은 눈물을 흘렸다.

이한재 교사는 추도사에서 “모르는 문제가 있다며 다가오던 학생들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고 기억을 더듬다 “사랑하는 제자를 지켜주지 못한 선생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피워내지 못한 꿈은 더 좋은 세상에서 펼치길 바란다”며 “우리는 이곳에서 터지는 슬픔을 더 큰 사랑으로 옮겨 담아 남은 학생을 지도하겠다”고 눈물을 삼키며 말했다.

”너희 내 말 듣고 있지”라는 말로 추도사를 시작한 동급생 대표 김현겸 군은 “지금 너무 답답하고 보고 싶은데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안타깝다”며 “귓가에 아직 마르지 않은 너희의 목소리가 들린다. 하늘에서는 부디 잘 지내라”고 절절한 애도의 마음을 보냈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과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침통한 표정으로 학생들을 추모했다.

서 장관은 학생들의 고귀한 희생을 조금이나마 기리고자 교육 책임자로서 온 힘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영결식 후 운구행렬은 재학생들이 눈물 속에 부르는 교가를 뒤로 한 채 천안추모공원으로 향했다.

애끊는 슬픔 속에 화장절차를 마친 유족은 오후 3시 40분께 천안공원묘원에서 아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다섯 학생은 ‘하늘나라에서도 함께 있기를 바란다’는 유족의 뜻에 따라 한 묘역에 함께 안장됐다.

유족들은 “사랑한다”는 말을 끊임없이 되뇌며 못다 한 인사를 나눴다.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에 경종을 울리고 간 꿈 많던 소년들은 ‘사랑한다. 미안하다’는 어른들의 외침 속에 영면에 들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