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음모’ 사건 후 첫 촛불집회 “국정원 개혁돼야”

‘내란음모’ 사건 후 첫 촛불집회 “국정원 개혁돼야”

입력 2013-08-31 00:00
업데이트 2013-08-31 23:14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28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국가정보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시민사회 시국회의’는 3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규탄 10차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통합진보당(이하 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이 연루된 ‘내란음모’ 사건이 불거지고서 처음으로 열린 이날 집회에는 2만명(주최측 추산·경찰 추산 4천명)이 참가했다.

이는 금요일인 지난 23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촛불집회에 3만여명(주최측 추산·경찰추산 5천명)이 참가한 것과 비교할 때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통합진보당의 내란음모사건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자유발언으로 이뤄진 집회에선 국정원의 내란음모 사건 수사가 ‘촛불 시민을 분열시키려는 책동’이라는 주장과 더불어 국정원을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진보당의 자성을 촉구하는 발언도 나왔다.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국정원이 정말로 바로 서고자 한다면 요란하게 여론몰이할 것이 아니라 범죄사실에 대한 수사와 더불어 국민이 요청하는 개혁에 적극 협조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헌정 향린교회 목사는 “공안검사 출신 김기춘씨가 늙은 나이에 비서실장으로 가는 것을 보고 무슨 일 터지겠구나 짐작했다”며 “군인 130명이 모여도 내란을 못하는 시대에 시민 당원 130명의 내란 음모가 있을 수 있나”라고 되물었다.

’다함께’ 활동가 김지윤씨는 “정치적 반대자들에게 국가보안법의 칼끝을 들이민 유신시대가 떠오른다”며 “조작과 왜곡의 달인들이 뭉쳐 진보당원들을 괴물로 만들고 내란음모란 말로 촛불을 얼어붙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 금천구민 이모씨는 진보당에 “많은 시민이 진보당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두려워한다”면서 “무조건 음모라고만 하지 말고 공당답게 책임 있는 조사를 하고 헌법이나 법률 위반행위가 있다면 진솔하게 사과하고 두 번 다시 그런 일이 없게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에 이번 사건과 연루돼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 수색당한 박민정 전 진보당 중앙당 청년위원장도 단상에 올라 “경기도당의 한반도 위기 정세교육 자리에서 한 이야기 때문에 내란음모죄가 씌워졌다”며 “평화를 아끼고 실현하고자 한 노력이 불법이고 내란음모라니 너무 억울하고 심장이 떨린다”고 울먹였다.

발언자 가운데는 국정원과 새누리당을 상대로 비속어가 섞인 구호를 외친 사람도 있었다. 일부 참가자는 마음에 들지 않는 발언에는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이에 주최 측은 “자유발언이니 여러 목소리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국정원의 여론조작 진상을 밝히고 민주주의를 국민 힘으로 지키자는 목표는 모두 같지 않나”라며 참가자들에게 욕설과 야유 등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시국회의는 다음 달 7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국정원 대선개입을 규탄하는 11차 촛불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촛불집회가 열리던 같은 시간대 서울역 건너편에선 대한민국재향경우회 회원 4천500명(경찰 추산 2천명)이 모여 ‘반(反)국가 종북세력 대 척결 국민대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북의 남침에 대비해 파출소나 무기보관소 습격 등으로 총기 준비를 독려했다는 내란 음모와 남한 내 폭동 혁명을 모의해 자유민주주의 파탄과 국민이 세운 정부를 갈아엎으려 한 이들을 발본색원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도 시국회의 집회에 앞서 서울역 광장에서 김한길 대표를 비롯한 의원 98명 등 5천명(경찰 추산 2천700명)이 모인 가운데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촉구 국민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김 대표는 진보당 인사들의 ‘내란음모’ 사건을 거론, “종북세력의 어처구니없는 발상이 사실이라면 우리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충격적 사건”이라면서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가 있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러나 “내란음모 사건이 있다고 해서 국정원의 불법 대선개입 사건이 덮어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면서 “그건 그거고, 이건 이것”이라면서 별개의 사안임을 강조했다.

민주당은 결의대회를 마치고 뒤이어 열리는 시국회의 집회에는 자당 의원들이 자율적 판단에 따라 참여토록 했다. 김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진보당에서는 이정희 대표와 김재연·김선동 의원이 시국회의 집회에 참석했고 이석기 의원은 불참했다.

이날 일부 언론은 시국회의 측이 진보당에 이석기 의원의 참석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으나, 시국회의 측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종부세 완화,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관련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1가구 1주택·실거주자에 대한 종부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종부세 완화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완화해야 한다
완화할 필요가 없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