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집회 찾은 일본 원로 목사들 “정말 죄송합니다”

수요집회 찾은 일본 원로 목사들 “정말 죄송합니다”

입력 2014-10-01 00:00
수정 2014-10-0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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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죄송합니다.”

1일 오후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 이 말을 마친 머리가 희끗희끗하게 센 일본인 목사 세 명이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88)·길원옥(86) 할머니 앞에 허리를 90도로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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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의 배지
용서의 배지 1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 1146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 촉구 정기 수요 집회에서 김복동 할머니가 일본의 만행에 대해 사과하러 온 한일교회 협의회 소속 카가미 카나메 목사에게 나비 배지를 달아주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인의 한 사람으로서 여러분이 받으신 인간 존엄성과 인권 침해, 지금까지 치유되지 않는 심신의 고통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합니다.”

이날 열린 제1천146차 수요집회를 찾은 시다 토시츠구(75) 목사 등 한일교회협의회 소속 일본 원로 목사들은 할머니들을 위로하고 사죄하기 위해 직접 작성해 온 사과문을 한 줄 한 줄 읽어 내려갔다.

이들은 “비록 적은 수이기는 하지만 역사를 공부하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비참한 경험을 하신 여성들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하면서 사죄하려는 염원을 가진 일본인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대사관이 셔터를 내리고 귀를 막고 있다 해도 수요집회는 일본 정부와 일본인의 마음에 압력이 되고 있으며 언젠가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김복동 할머니가 자리에서 일어나 사과를 받아들이는 의미로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나비 배지를 목사들의 옷깃에 직접 달아주고 “와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김복동 할머니는 “일본이 나쁘지만 일본 국민이 나쁜 건 아니다”라며 “일본에 돌아가면 아베에게 망언을 하지 말라고 말해주면 좋겠고 일본 국민이 위안부 문제를 더 많이 알게 돼 우리 할매들이 죽기 전에 원한을 풀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들은 함께 수요집회를 찾으려 했지만 건강 문제로 오지 못한 동료 무토 키요시(88) 목사의 사과문도 전달했다.

일본군에 17세 때 자원입대해 자폭 특공대원으로 복무했던 무토 목사는 “천황에게 혈서를 썼던 특공대원이자 여러분을 괴롭힌 세력의 최전선에 섰던 사람으로서 전력으로 사죄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과거 일본의 폭력을 용서해달라”고 썼다.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다음 달 25일 여성폭력 추방의 날을 맞아 파리 등 유럽을 방문,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는 활동을 하고, 12월 10일 세계 인권선언 기념일에는 전국 중고교에서 위안부 문제 교육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함께 자리한 장 살렘 프랑스 소르본대 교수는 “수요일마다 문제 해결을 외치는 여러분 목소리는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 제국주의자들을 모두 두렵게 만들 것”이라며 “다음 달 할머니들이 파리를 방문하면 함께 위안부 문제 알리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150여 명(경찰 추산)의 시민이 자리해 위안부 문제 해결을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집회를 주관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는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기금을 정대협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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