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가해 사실 일부 수정.>>50대 교직원 2명, 초등생 성추행…드릴로 협박도학교·경찰 늑장 대응, 피해 가족 분통

8살짜리 초등학생이 학교에서 할아버지뻘인 어른들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아이와 가족들은 피해를 호소했지만 외면받았다.

광주 모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A(8)군이 50대 중반의 이 학교 교직원 정모, 오모씨에게 성추행을 당한 것은 지난해 11월.

이들은 학교 행정과 시설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교직원으로 아이에게는 할아버지와 같은 존재였다.

이들은 손자뻘인 A군을 비품을 보관하는 사무실로 끌고 가 30분 가까이 성추행을 했다.

팔과 다리를 제압당하고 성기를 수차례 만지는 어른들 앞에서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은 울부짖음 뿐이었다.

아이는 힘겹게 저항했지만 이들 가운데 1명은 오히려 흉기와도 같은 전동 드릴까지 들이밀며 옷을 벗으라고 윽박을 질렀다.

손자처럼 귀여워서 장난스럽게 한 행동이라고 이들은 해명했지만, 이미 도를 넘어선 행위라는 것이 경찰의 입장이다.

A군은 어렵사리 어른들로부터 벗어난 뒤 친구와 교사에게 사실을 털어놨다.

이후 아이가 끔찍한 일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가족들은 학교로 찾아가 항의했지만 “처벌 권한이 없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학교측의 답변만을 들어야 했다.

일부 교사들은 교직원의 행위가 도를 넘어 처벌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학교 측은 “권한이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가족들은 결국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찰의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학교에 등교한 아이는 또 한번 상처를 받아야 했다.

자신을 괴롭힌 어른들이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학교에서 일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이와 가족들은 두려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학교 측은 “경찰 조사 결과가 나와야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공무원들이라 마음대로 할 수 없다”고 했다.

가족들은 경찰 조사가 빨리 끝나기만을 바랐지만 경찰도 “아이의 진술이 오락가락한다”, “처벌 근거가 부족하다”며 수사가 계속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할 뿐이었다.

그렇게 두 달 동안 아이는 끔찍한 기억을 남긴 어른들과 함께 학교를 다녀야 했다.

수치스러운 기억이 학교에 알려지면서 주위의 따가운 시선도 어린 아이에게는 견디기 어려운 일이었다.

결국 피해아동은 병원을 다니며 심리 치료까지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의 어머니는 “아이와 격리해달라고 요구했더니 경찰 조사가 끝나야 한다는 말만 반복했다”며 “경찰과 학교 측은 손자 같은 아이에게 장난으로 한 행동인데 문제를 크게 만들지 말아달라고 회유까지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경찰은 10일 뒤늦게 이들 교직원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처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