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영업하는 척 8억 사기… 재연배우의 ‘몹쓸 연기’

펀드 영업하는 척 8억 사기… 재연배우의 ‘몹쓸 연기’

입력 2015-02-23 00:06
수정 2015-02-23 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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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출신 50대 사기행각 덜미

지상파 인기 프로그램의 재연배우로도 활동했던 김모(52)씨는 2004년부터 S생명 보험설계사로 일했다. 2008년에는 경기 남양주에 S금융투자 간판을 내건 사무실도 차렸다. 김씨는 ‘S금융투자 남양주영업소장’이라고 찍힌 명함과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투자약정서 등을 위조한 뒤 ‘작업’을 시작했다. 같은 해 2월 친목모임에서 알게 된 자영업자 A씨에게 ‘월 수익 12%를 보장하는 사모펀드 상품이 있다’고 꼬드겼다. A씨는 매달 수익금을 챙겨 주는 김씨를 믿고 8년간 투자금 명목으로 총 3억 928만원을 이체했다.

자영업자 B씨도 지난해 7월 투자하면 30% 이익을 낼 수 있게 해 주겠다는 꾐에 넘어갔다. 두 차례에 걸쳐 4억 1600만원을 투자했다. 김씨는 B씨에게 “원래 사모펀드는 10~20년 꾸준히 투자해야 수익을 볼 수 있지만, 5~6개월 뒤 만기일이 도래하는 브라질 투자 사모펀드 상품에 투자할 수 있게 해 주겠다”고 속였다. B씨는 대형병원 원장, 미스코리아 등도 투자했다는 말을 철석같이 믿었다.

하지만 지인을 통해 김씨의 정체를 확인한 B씨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기 행각도 막을 내렸다. 경찰은 김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조사 결과 A씨와 B씨가 건넨 8억여원은 사모펀드가 아닌 김씨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갔다. 김씨는 사기 행각을 벌이던 2010년 대전의 모 대학 교수와 결혼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5년 전 결혼할 때도 펀드영업소장을 사칭했던 것으로 보이며, 부인과는 현재 별거 중”이라고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2015-02-2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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