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본부 학사구조 개편안 거부하고 반대성명 내기로
중앙대가 2016학년도에 학과제를 전면 폐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학사구조 개편안을 내놓자 이에 반발한 인문대와 사회과학대 교수들이 공동대응에 나섰다.1일 중앙대에 따르면 인문대와 사회과학대는 지난달 26일 대학본부가 ‘중앙대 학사구조 선진화 계획안’을 발표한 직후 교수회의를 열어 대학의 계획안에 정면 반대하기로 결의했다.
교수회의는 ‘대학 구조조정에 대한 교수 대표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대의원의 공식 발의로 해당 단과대 소속 학과 교수 대다수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인문대와 사회과학대 교수들은 이 자리에서 대학본부의 계획안을 따를지를 묻는 찬반 투표를 진행했고, 그 결과 과반수가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해당 단과대는 대학본부의 계획안을 전면 거부하는 동시에 이달 초 계획안의 문제점과 거부 이유를 담은 성명을 낼 예정이다.
성명에는 대학본부가 학사구조를 완전히 뒤집는 개편안을 내놓으면서 사전에 교수, 학생 등 학내 구성원과 충분한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만큼 해당 안은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됐다는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인문대 교수는 “대학본부의 안은 소수 보직교수가 만들어낸 작품”이라며 “절차적 정당성을 원천적으로 결여했기 때문에 가타부타 논의 자체를 거부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연과학대는 오는 2일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한 자연과학대 교수는 “회의를 열어봐야 하겠지만, 내부적으로 대학본부의 안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공과대와 경영경제대도 교수회의를 여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으나 정확한 날짜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중앙대는 2016학년도부터 학과제를 없애고 단과대학별로 신입생을 모집, 2학년 2학기 때 전공을 택하게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계획안을 내놓았다.
사회적 수요가 있는 전공을 활성화하고 많은 학생이 자신이 원하는 전공을 선택하도록 하겠다는 취지지만, 상대적으로 취업률이 낮은 인문학이나 자연과학 등 일부 비인기전공은 학생 부족으로 고사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비대위원장인 김누리 독어독문학과 교수는 “이런 식의 계획안을 마련한 책임을 물어 현 총장에 대한 불신임 운동을 추진하는 한편, 계획안을 강행할 경우를 대비해 법적 대응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대학본부는 지난달 27일 학과장 이상 회의를 소집해 계획안을 설명하는 한편, 학내 커뮤니티에 절차적 문제에 대한 해명을 올리는 등 논란 진화에 나섰지만 교수 사회의 반발은 확산하고 있다.
김병기 기획처장은 “계획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주요 보직자 워크숍을 열고 ‘모집단위 광역화’ 등 핵심적 방안을 설명한 바 있다”며 “보직교수를 통해 전체 교수에게 대학의 주요 정책과 현안을 간접적으로 설명하는 자리였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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