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하는 대한민국] 존속살해 美·英의 3~4배

[욱~하는 대한민국] 존속살해 美·英의 3~4배

이성원 기자
입력 2015-03-02 00:20
수정 2015-03-02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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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밀어 오른 분노와 화가 극단으로 표출되는 ‘분노조절 장애’(간헐적 폭발장애)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세종과 경기 화성에서 잇따라 발생한 엽총난사 사건은 물론, 존비속 살해와 ‘묻지마 범죄’ 등은 한국 사회 구성원들의 분노조절 장애가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방증이다. 전문가들은 급속한 가족 해체와 소통 부재에 따른 세대·계층 간 단절, 경쟁 및 결과 지향 사회 등을 원인으로 꼽는다.

특히 가족을 대상으로 한 강력 범죄가 유독 도드라진다. 1일 서울경찰청 과학수사계 정성국 박사(검시조사관)의 ‘한국의 존속살해와 자식(비속)살해 분석’ 논문에 따르면 2006년 1월부터 2013년 3월까지 존속살해 사건은 381건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전체 살인사건에서 존속살해가 차지하는 비중은 5%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존속살해(60건)가 전체 살인사건(910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6%까지 치솟았다. 미국(2%)과 영국(1.5%) 등의 3~4배 수준이다.

같은 기간 비속살해도 230건 일어났다. 가해자(부모) 가운데 46%가량이 목숨을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반자살’로 포장됐지만, 이 또한 살해일 뿐이다. 자식은 소유물이라는 비뚤어진 인식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서관모 충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신자유주의의 폐해가 깊어지면서 인간관계는 각박해지고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개선될 것이란 희망도 옅어지고 있다”며 “이 같은 현상이 사회적 병리로 굳어지지 않도록 사회안전망 보완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2015-03-0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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