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옥근 뇌물요구, 강덕수 전 회장에 전달했다”

“정옥근 뇌물요구, 강덕수 전 회장에 전달했다”

입력 2015-03-16 16:36
수정 2015-03-16 16:3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윤연 전 사령관, 첫 공판준비기일서 뇌물거래 중개 인정

옛 STX그룹 계열사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옥근(63) 전 해군 참모총장에 대한 재판에서 함께 기소된 윤연(66) 전 해군작전사령관(중장)이 정 전 총장과 STX 사이의 거래를 중개한 역할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엄상필 부장판사) 심리로 16일 열린 정 전 총장과 윤 전 사령관 등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윤 전 사령관 측 변호인은 “정옥근으로부터 말(뇌물 요구)을 듣고 강덕수 전 STX 회장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는 사실은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정옥근에게 (뇌물을) 주도록 하는 의사결정은 강 전 회장이 한 것”이라며 윤 전 사령관이 범행에 적극 관여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뇌물창구 역할을 한 윤연 피고인은 강덕수 전 회장을 이용해 정옥근 피고인에게 뇌물을 공여할 의도를 갖고 있었다”며 “단순한 전달자가 아니라 공여 주체로 기소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역 후 STX조선해양의 사외이사를 맡은 윤 전 사령관은 정 전 총장의 뇌물 요구를 STX 측에 전달하고 강 전 회장과 함께 정 전 총장 측에 뇌물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 사건의 핵심인 정옥근 전 총장 측은 “사건 기록 열람·등사도 아직 충분하지 않아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밝힐 수 없다”며 의견 표명을 보류했다.

정 전 총장은 2008년 9월 유도탄 고속함과 차기 호위함 등을 수주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해 주는 대가로 장남의 회사를 통해 옛 STX그룹 계열사로부터 7억7천만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지난달 구속 기소됐다. 장남 정모(38)씨 역시 이 사건으로 함께 불구속 기소됐다.

정 전 총장은 이날 푸른 수의를 입고 법정에 나와 아들과 함께 피고인석에 나란히 앉아 재판을 받았다.

이 재판에 이어 정 전 총장이 해군 정보함에 탑재할 통신·전자정보 수집장비의 납품을 성사시켜주고 관련 업체로부터 6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추가 기소된 사건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도 열렸다.

정 전 총장 측은 이 사건의 공소사실에 대해서도 기록을 전혀 검토하지 못했다며 의견 제출을 보류했다.

그러나 이 사건으로 함께 불구속 기소된 업체 대표 이모씨는 정 전 총장 측에 금품을 건넨 사실을 모두 시인했다.

재판부는 “정옥근 피고인이 핵심인 두 사건을 병합할 방침이지만, 언제 병합할지는 재판 진행 과정에서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 전 총장에 대한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4월 6일 오전 11시 열린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전과자의 배달업계 취업제한 시행령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강력범죄자의 배달원 취업을 제한하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된 가운데 강도 전과가 있는 한 배달원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속죄하며 살고 있는데 취업까지 제한 시키는 이런 시행령은 과한 ‘낙인’이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전과자의 취업을 제한하는 이런 시행령은 과하다
사용자의 안전을 위한 조치로 보아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