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노모와 병든 아들, 숨진 지 한달 만에 발견

치매 노모와 병든 아들, 숨진 지 한달 만에 발견

입력 2015-05-01 20:03
수정 2015-05-01 20:0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한달 전 갖다준 쌀 그대로, 취사흔적 없어…이웃 없어 발견 늦어

빈집이 많은 부산의 한 달동네에서 치매를 앓는 80대 노모와 40대 아들이 숨진 지 한 달 만에 발견됐다.

지난달 30일 오전 1시40분께 부산진구 부암동의 한 달동네 주택에서 A(84·여)씨와 아들 B(49)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마루에서 누운 채로, B씨는 안방에서 웅크린 상태로 발견됐다.

매달 한 번씩 쌀을 배달해주는 자원봉사가 모자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이들의 시신은 부패가 심하게 진행된 상태였다.

경찰은 지난달 3일에 쌀 배달이 이뤄진 뒤로는 모자를 본 사람이 없는 점으로 미뤄 그때쯤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안의는 아들 B씨가 알코올 등에 의한 질병으로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B씨는 술에 의지해 지낸 듯 방안에서는 많은 빈 술병이 발견됐다.

하지만 A씨의 사망 이유는 밝혀내지 못했다.

경찰은 조만간 부검을 통해 사인을 밝힐 방침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자살이나 굶주림으로 인한 사망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달 전에 자원봉사자가 배달한 쌀은 거의 그대로 남아있었고, 최근에 밥을 지은 흔적은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모자는 2010년부터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등록돼 매달 70만원을 받아 생계를 꾸려왔다.

일용직 노동을 하던 아들이 그해부터 급성질환으로 거동하지 못하고 누워지내면서부터 치매 증상이 있는 노모가 돌보며 살았다.

경찰은 이 모자가 사는 부암동 달동네에 재개발이 한창 이뤄지는 상태여서 주변에 주민들이 없어 시신 발견이 늦어졌다고 밝혔다.

A씨 모자가 사는 집 주변 50가구 가운데 31가구가 빈집이다.

A씨의 뒷집과 옆집도 모두 비어있는 상태다.

구청의 한 관계자는 “고독사로 추정되는 모자의 사망에 주민들이 안타까워 하고 있다”면서 “모자가 함께 살다 보니 홀몸노인 가정처럼 매일 전화 서비스 등을 하지 않은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유튜브 구독료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나요?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만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이트'요금제를 이르면 연내 한국에 출시한다. 기존 동영상과 뮤직을 결합한 프리미엄 상품은 1만 4900원이었지만 동영상 단독 라이트 상품은 8500원(안드로이드 기준)과 1만 900원(iOS 기준)에 출시하기로 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적절한 유튜브 구독료는 어느 정도인가요?
1. 5000원 이하
2. 5000원 - 1만원
3. 1만원 - 2만원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