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산은 1마리도 없어요”…전국 낙타 ‘억울한 격리’

“중동산은 1마리도 없어요”…전국 낙타 ‘억울한 격리’

입력 2015-06-07 11:34
수정 2015-06-07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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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 우려로 ‘골방 신세’…국내산 2마리만 6일 공개

“전 중동에 가본 적도 없어요. 과천 출신이란 말이에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에 애꿎은 낙타들이 갖은 고초를 겪고 있다. 전국 동물원 내실에 격리돼 고통스러운 감염 검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낙타가 메르스 감염의 매개원으로 알려진 탓에 관람객들의 불안을 잠재우려면 불가피한 조치라는 게 동물원측 설명이다.

7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서울대공원과 에버랜드, 전주동물원 등 동물원에만 20마리의 낙타가 있다. 제주 P업체의 24마리를 합치면 전국에서 사육되는 낙타는 총 44마리다.

이 낙타들은 모두 호주 등에서 들여왔거나 국내에서 출생한 것으로 중동산은 한 마리도 없다. 따라서 메르스 감염을 전혀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그럼에도, 모든 낙타는 골방 신세를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건복지부가 ‘낙타와의 밀접한 접촉을 피하고, 멸균되지 않은 낙타유 또는 익히지 않은 낙타고기 섭취를 피하라’는 지침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국내에서 태어난 낙타들도 격리를 당했다가 간신히 풀려났다.

국내에서 태어나고 자란 서울대공원 동물원의 쌍봉 낙타 1마리와 단봉 낙타 1마리가 내실에 갇혔다가 6일부터 대중에 공개됐다.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5일 음성 판정을 받은 덕분이다.

서울대공원은 음성 판정으로 시민 불안이 완화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낙타사 주변 소독은 하루 두 차례씩 하기로 했다.

그러나 서울대공원에서 들여온 광주 우치동물원의 낙타 1마리는 여전히 ‘영어의 몸’이다.

국내에서 낙타가 가장 많은 제주의 P 낙타체험 관광업체는 5일부터 아예 영업을 중단했다. P업체에는 호주에서 들여온 단봉 낙타 24마리(암컷 19·수컷 5)가 있다.

이들 낙타는 6일 메르스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 업체는 조만간 영업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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