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과의 전쟁’…바둑판 된 논에 軍 급수차 투입

‘가뭄과의 전쟁’…바둑판 된 논에 軍 급수차 투입

입력 2015-06-12 14:59
수정 2015-06-12 14:5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시한부 모내기 지원태세 완비’.

12일 오전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북쪽인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통일촌 마을에 군(軍) 장비 30여 대와 160여 명의 병력이 투입됐다.

이미지 확대
군장비 이용해 통일촌 논에 물대기하는 장병들
군장비 이용해 통일촌 논에 물대기하는 장병들 가뭄이 심한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백연리의 통일촌 마을에 12일 1사단에서 제독차를 동원해 아직 모내기를 하지 못한 논에 물을 공급하고 있다.
연합뉴스
육군 1사단 병력과 장비가 투입된 곳은 파주에서 가뭄이 심각한 지역 중 한 곳이다.

15㎝가량 모가 자라고 있는 논바닥은 바둑판처럼 쩍쩍 갈라진 상태다. 일부 논은 아직 모내기도 못해 빈 땅으로 남았다.

가을에 수확을 하려면 최소한 오는 21일까지는 모내기를 마쳐야 한다. 그럼에도 가뭄에 농업용수가 부족, 주민들은 엄두를 못 내고 있다.

이곳에 지난 11일 밤 단비가 내렸지만 강수량은 고작 7.2㎜에 불과했다. 마른 농경지를 적시기엔 턱없이 부족한 양이다.

이날 급수지원에 나선 군인들은 굴착기로 하천 바닥을 열심히 파내 물웅덩이를 만들었다. 제독차 12대는 급수차에서 물을 공급받아 메마른 논에 물줄기를 뿌려댔다.

앞서 1사단은 지난 11일에도 30여 대 장비와 100여 명의 병력을 동원해 파주읍, 법원읍, 문산읍 등 3곳에서 논 물대기 등 가뭄 지원활동을 벌였다.

1사단은 모내기 시한인 오는 21일까지 가용 역량을 총동원, 가뭄 해소를 지원키로 했다.

1사단 12연대 정해주(51) 주임원사는 “요청이 오기 전에 먼저 찾아가서 농민의 근심을 덜어준다는 생각으로 가뭄 극복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주민 박용규(68)씨는 “50년 농사를 지으면서 이런 가뭄은 처음”이라며 “민간 굴착기는 다들 빌려가서 삽으로라도 땅을 파야 하는 상황인데 군인들이 도움을 줘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한편, 파주시 관내에서 전체 논 7천386㏊ 중 오랜 가뭄으로 비무장지대(DMZ) 마을인 대성동마을 48㏊ 등 75㏊ 논에 모내기를 못한 상태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