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한인권사무소 개설 등 정치적 이슈…”불참, 아직 속단 일러”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성공의 마지막 카드로 꼽혔던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 참가가 무산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대회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하지만, 아직 북한측의 정확한 진의가 파악되지 않은 상황인데다 막바지 참가 여지가 남아있는 만큼 조직위는 기대를 갖고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22일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조직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6시31분 조직위 이메일 계정으로 북한측이 대회 참가불가를 통보했다.
북한대학스포츠연맹 전극만 회장 명의의 이 메일에서 이들은 유엔 북한인권사무소의 서울 개설을 문제 삼았다.
북한의 인권상황을 감시할 유엔 인권기구 서울사무소는 오는 23일 서울 종로구 글로벌센터에서 개소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조직위는 북한측의 불참 통보에 대해 진의 파악과 함께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우선 영문 메일이 평소 북한과 대화 통로였던 조직위 계정을 통해 왔으나 수신인이 ‘윤장현 광주시장’이 아닌 에릭 상트롱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사무총장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보통 대회 불참 통보는 조직위와 FISU에 함께 전달하는 것이 관례지만 이번에는 FISU쪽에는 전달되지 않았다.
조직위가 지난 주말과 휴일, 부랴부랴 FISU측과 접촉해 북한측 메일 통보 여부를 확인했으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단순 실수인지 아니면 의도를 갖고 대회 불참 의중을 흘린 것인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조직위는 북한 선수단 불참은 이른바 ‘미녀 군단’으로 일컬어지는 응원단 참가 또한 무산되기에 흥행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또 대회 흥행에 중요한 요소중 하나인 세계 우수 선수들의 불참도 고민거리다.
국내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이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북한 불참과는 별개로 또 다른 악재다.
이미 외신을 통해 여자 리듬체조 세계랭킹 1위인 러시아 마르가리타 마문이 메르스 감염 우려를 이유로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화권인 홍콩은 선수에게 참가여부를 맡기기로 했으며 대만은 참가여부를 고민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광주U대회 조직위는 이미 140여개국이 참석 의사를 밝힌데다 선수단 규모도 1만4천명에 육박하는 등 메르스 여파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24시간 안심 대회’를 구호로 입국에서 출국까지 메르스로부터 철벽 보호 대책을 수립했다.
김윤석 사무총장은 “이메일에 담긴 북한의 진의를 통일부 등과 함께 확인중이다”며 “선수촌 개촌이나 개막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북한의 대회 불참을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강조했다.
윤장현 시장도 “광주U대회 조직위는 북한이 메일에서 밝힌 뜻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늘 열린 마음으로 마지막까지 북한의 참가를 기대하고 요청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3월 육상, 다이빙, 기계체조, 리듬체조, 탁구, 유도 등 6개 개인종목과 여자축구와 핸드볼 등 2개 단체 종목에 나설 선수 75명과 임원 33명 등 총 108명의 선수단 파견 신청서를 FISU에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이 최종적으로 대회에 불참하게 되면 국내외 관심 저조 등 흥행저조와 함께 이미 조추첨을 마친 여자축구와 핸드볼 등은 재추첨에 나서야 하는 등 큰 혼선이 빚어질 우려가 있다.
광주U대회는 7월 3일부터 14일까지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북도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는 150개국 약 1만4천 명의 대학 선수가 출전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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