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광주 낮 최고 33도 예상…12일 비 내리고 한풀 꺾일 듯
“점심 먹으러 식당까지 5분도 채 안 걸었는데 셔츠가 축축해질 정도로 땀이 흐르네요. 습기가 많아서 더 더운 것 같아요.”3일간 이어졌던 장맛비가 그치자마자 찜통더위가 기다렸다는 듯 기승을 부리고 있다.
10일 낮 광주 서구 치평동 일대.
점심을 위해 고층 건물에서 쏟아져 나온 직장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덥다”는 말을 내뱉으며 연방 손부채질을 하거나 얼굴과 목 뒤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닦았다.
직장인 이성준(31)씨는 “엊그제만 해도 비 때문에 한낮에도 쌀쌀한 기운이 느껴져 재킷을 챙겨입었는데 오늘은 재킷은커녕 넥타이를 맨 사람을 찾아보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전날 오후 비가 그친 뒤 하늘에 구름도 거의 걷히면서 한여름 따가운 햇볕은 광주 지역의 수은주를 최고 33도까지 올렸다.
평소보다 높은 습도(광주 65%)도 불쾌지수를 높이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 광주의 불쾌지수는 80.6을 넘어섰다.
일반적으로 불쾌지수가 75∼80이면 50%, 80 이상이면 대부분 사람이 불쾌감을 느낀다.
사우나에 들어온 듯한 후텁지근한 날씨탓에 주변 버스 정류장이나 공원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도로 위를 달리는 차들과 건물 유리창도 냉방시설을 가동하느라 꼭꼭 닫혀 있었다.
어린 딸과 나란히 민소매 원피스를 입고 거리에 나선 임미선(34·여)씨는 “날씨가 너무 더워 근처 마트에 있는 실내 놀이터에 가려고 나왔다”며 “오늘, 내일 잠시 비가 그친대서 아이를 데리고 유니버시아드 경기 구경이라도 가려고 했는데 버스를 기다리고 걷고 하는 동안 너무 더울 것같아 포기했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광주·전남 지역의 낮최고기온은 27∼33도로 분포할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의 직접 영향권은 아니지만 태풍이 북상하면서 열기가 조금씩 올라와 더위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9호 태풍 ‘찬홈’(CHAN-HOM)은 이날 오전 9시 기준으로 일본 오키나와 동남동쪽 1천780km해상에서 서진하고 있다.
이번 더위는 오는 11일까지 이어지다가 12일 광주·전남에 20∼60mm의 비가 내리면서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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