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당도 없이 기도를?” 사기 혐의 무속인 무죄

“법당도 없이 기도를?” 사기 혐의 무속인 무죄

입력 2015-07-10 16:46
수정 2015-07-10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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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를 할 법당도 차리지 않고 ‘영업’한 무속인이 “기도는 하지 않고 돈만 받아 챙겼다”며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법당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무속인이 기도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서울동부지법 제3단독 신용무 판사는 인터넷 사주 카페 회원들에게 기도하거나 부적을 만들어 주겠다고 접근해 돈만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 등으로 기소된 무속인 A(여)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작년 7월 인터넷 사주 카페에서 알게 된 배모씨에게 접근해 “남자친구에게 빌려주고 받지 못한 돈을 받을 수 있게 기도해 주겠다”며 현금 100만원을 받았다.

A씨는 다음 달에는 “커플링을 가지고 기도하면 효과가 있다”며 배씨로부터 100만원짜리 금반지 2개를 받았고, “사업이 잘 되게 해주겠다”는 명목으로 395만원을 송금받기도 했다.

검찰은 A씨가 거주지에 법당을 차리는 등 기도 공간을 확보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기도할 의사도 없이 돈을 가로채기 위한 사기 범죄를 저지른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법당이 없다는 사실은 인정되지만 그것만으로는 배씨를 위해 기도할 의사가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피고인이 기도했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이와 달리 기도하지 않았다는 점을 증명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내림굿을 받았고 다른 무속인들과 함께 팔공산에서 굿을 한 사실이 있는 만큼 무속인으로 활동한 사실도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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