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은닉 교사 혐의도 적용…검찰, 체포동의 절차 밟을 예정
검찰이 분양 대행업체로부터 금품을 챙긴 혐의로 새정치민주연합 박기춘 의원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고 국회 체포동의 절차를 밟기로 했다.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배종혁 부장검사)는 7일 박 의원에게 정치자금법 위반 및 증거은닉 교사 혐의 등을 적용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의원은 2011년부터 올해 2월까지 분양대행업체 I사 대표 김모씨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3억5천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박 의원에게 현금을 비롯한 고가의 시계 7점과 명품 가방, 안마 의자 등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가 운영하는 경기도 남양주 소재 분양대행업체 I사는 대형 건설사로부터 집중적으로 일감을 수주했다.
검찰은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인 박 의원이 I사의 수주에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뇌물죄 적용을 검토했지만 대가성 입증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검찰이 I사를 수사하자 금품거래를 감추려고 그동안 받은 금품을 측근인 도의원 출신 정모씨를 통해 김씨에게 돌려주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박 의원은 검찰에 자수서를 내고 금품거래를 시인했다. 하지만 검찰은 금품 액수가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의 영장청구 기준을 넘어섰고 증거은닉 교사 혐의까지 확인된 점을 고려해 영장 청구 쪽으로 결론 내렸다.
현역 국회의원은 현행범이 아닌 이상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는 면책특권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박 의원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오도록 하려면 국회의 체포동의가 필요하다.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법원은 박 의원의 체포동의 요구서에 서명해 검찰로 보낸다. 이 요구서는 대검찰청과 법무부, 국무총리실을 거쳐 박근혜 대통령에게 올라간다.
박 대통령이 재가하면 법무부가 정부 명의로 국회에 제출한다.
체포동의안은 국회 제출 이후 첫 본회의에 보고돼야 한다. 국회의장은 그때부터 24시간 경과 이후 72시간 이내 무기명 표결처리를 하도록 규정돼 있다.
표결에서 재적의원의 과반수 참석, 출석 의원의 과반수 찬성을 얻어 체포동의안이 통과되면 거꾸로 법무부-대검찰청-일선 검찰청을 거쳐 법원에 전달된다.
이후 법원은 박 의원의 구인장을 발부하고 박 의원을 출석시켜 심문한 뒤 구속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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