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 적조 확산…”양식장 코 앞까지 덮쳐”

남해안 적조 확산…”양식장 코 앞까지 덮쳐”

입력 2015-08-12 15:17
수정 2015-08-12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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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인원 총동원해 황토 살포·수류 방제

”적조 생물이 양식장 코앞까지 덮쳐 장비와 인원을 총동원해 황토를 뿌리고 수류방제를 하고 있어요.”

12일 오전 전남 여수 앞바다.

5t FRP(강화플라스틱) 어선 등 선박 수척이 양식장 주변을 빠른 속도로 휘젓고 다녔다.

바닷물살을 갈라 양식장 코앞까지 덮친 적조 생물을 분쇄(수류 방제 방식)하기 위해서였다.

양식장이 멀찍이 떨어진 바다에서는 지도선과 어선 등에서 황토가 뿜어져 나왔다.

전남도는 이날 인력 182명과 선박 91척을 동원해 적조방제에 총력을 쏟았다.

지난 9일 여수 돌산-고흥 염포 해역에 적조주의보가 발령된 이후 적조가 양식장을 덮칠 태세로 밀려 들어오기 때문이다.

적조 피해 예상 지역 내 가두리 양식장은 48㏊. 고기 1천900만 마리가 양식되고 있어 자칫 대규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적조주의보는 부산, 경남, 울산 해역에도 발효돼 방제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적조생물 출현주의보가 내려진 부산은 부산시수산자원연구소를 중심으로 적조 예찰활동을 강화했다.

수산자원연구소는 적조예찰반을 편성하고 육상 및 선박을 이용한 예찰활동을 매일 실시하고 있다.

적조주의보가 발령되면 양식장이 많은 기장동부분소에 적조 현장 상황실을 설치해 가동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연안을 낀 기장군 등 지자체와 함께 적조 명예감시원 등 비상연락망을 재정비하고 양식장을 대상으로 적조경보기, 산소발생장비, 순환펌프, 액화산소 등의 시설 사전 점검에 나섰다.

특히 바닷물을 끌어다 수족관을 가동하는 수영구 민락동 해안가 횟집 상인 170여 명에게 적조정보를 신속히 제공, 수족관 내 물고기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경남에서는 이날 현재 통영시 산양읍 풍화 오비-궁항 해역, 통영시 한산면 곡룡포-추원, 용초-죽도 해역에 고밀도 적조가, 남해군 서면·상주, 하동군 일대 해역에 적조띠가 산발적으로 분포하는 등 남해-통영-거제 해역에 걸쳐 적조가 관측되고 있다.

해상가두리와 바닷물을 끌어다 쓰는 육상 양식장을 포함해 경남의 양식면적은 423㏊.

양식고기 마릿수만 해도 지난 6월 기준으로 우럭, 돔, 숭어, 농어 등 2억5천400만 마리에 달한다.

특히, 해상가두리 양식장이 밀집해 있는 통영시, 거제시, 남해군, 고성군에 비상이 걸렸다.

경남도는 일단 통영, 거제, 남해를 중심으로 적조 방제에 효과가 있는 황토 5만5천t을 바닷가 가까운 11곳에 쌓아놨다.

또 적조 발생 때 해상 가두리 양식장을 이동시킬 수 있도록 적조 발생 가능성이 적은 곳에 임시대피소를 9곳 지정했다.

또 적조가 양식어장에 영향을 미치기 전 선제 대응이 가능토록 전해수 황토살포기를 양식어장 부근에 비치했다.

민간 방제선박 89척과 계약을 체결해 적조 예찰과 방제 활동에 즉시 투입 가능하도록 했다.

울산시 울주군 온산·서생 연안에도 적조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이 지역에서 유해성 적조생물인 코클로디니움이 적조생물출현주의보 기준치(㎖당 10개체 이상)보다 높은 최대 42개가 발견됐다.

울산시는 적조대응 상황실을 설치하고 황토와 방제선박을 준비하는 등 비상 대응체제를 갖췄다.

육상 양식장 주변에 적조가 발생하면 곧바로 황토를 살포할 계획이다.

울산의 육상 양식장은 북구 6곳, 울주군 13곳 등 총 19곳이 있으며, 이곳에서 넙치 91만 마리와 전복 254만 마리를 키우고 있다.

포항 구룡포 앞바다에서는 현재 3개체/㎖의 적조생물이 출현해 적조가 심각하지는 않지만, 적조생물이 증가하면 방제작업을 할 계획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적조로 인한 어류 등 양식 생물 피해는 없다”며 “수온이 상승하고 일조량이 많아지면 적조 생물이 확산할 수 있어 장비와 인원을 총 동원해 방제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적인 적조 피해액은 2012년 44억원, 2013년 247억원, 2014년 53억원으로 집계됐다. 1995년 이후 2011년만 유일하게 적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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