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대학생의 잇단 ‘묻지마 살인’…도대체 왜?

만취 대학생의 잇단 ‘묻지마 살인’…도대체 왜?

입력 2015-08-20 16:01
수정 2015-08-20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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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남해서 60대 부부에 칼부림…3명 사망 1명 부상

경남에서 10일 새 만취한 대학생의 ‘묻지마 살인’이 잇따라 주변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두 사람은 모두 범행 후 ‘술 탓’으로 돌렸지만 술 문제로 치부하기엔 결과가 너무 참담했다.

남해경찰서가 살인혐의로 조사중인 모 대학 1학년 강모(23)씨는 지난 19일 술에 취해 소란을 피우다가 밤 11시 20분께 이를 말리는 최모(64)씨 부부를 향해 칼부림을 했다.

최씨가 숨지고 최씨의 아내는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범행 후 달아났다가 붙잡힌 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했고 왜 그랬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주인이 같은 한 집에서 마주보는 셋방을 각각 얻어 생활해온 피해자 최 씨 부부와 강 씨는 평소 특별히 나쁜 감정은 없었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최 씨는 택시기사로 나가 번 돈으로 생활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피의자 강 씨는 고향에 부모가 여동생과 함께 사는 평범한 가정 출신으로 특별한 정신적인 문제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방학기간 학교에서 식물원을 관리하는 아르바이트를 했다. 부모가 월세를 지원해 넉넉하진 않지만 호주머니 사정이 어렵지는 않았다.

경찰은 이런 여러 가지 정황에다 강 씨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한결같이 진술하는 점으로 미뤄 일단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성문제 등 다른 요인이 있는지를 더 조사하고 나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앞서 통영에서도 지난 10일 휴학한 대학생이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다.

만취한 설모(22)씨가 새벽 3시 20분께 산양읍 김모(67)씨 집에 침입해 김 씨 부부를 무참하게 살해한 것이다.

대학을 휴학한 설 씨는 피해자 집과 300여m 떨어진 곳에 살고 있었다.

범행 직후 설씨는 “꿈만 같다. 찌른 것은 기억하지만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라며 범행 동기를 대지 못했다.

김 씨 부부는 마을 주민들로부터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분들”이라는 평을 들으며 살았다고 한다.

마을 어촌계장을 지낸 김 씨는 아내와 함께 1층에서 식당을 하며 2층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피해자 자녀 등 유족들은 처음에 너무 어처구니없이 하다가 점차 안정을 되찾아 지금은 장례를 모두 마쳤다.

경찰은 설 씨가 김 씨 부부와 원한 관계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술로 말미암은 범행으로 결론 내리고 검찰로 넘겼다.

경찰은 군 복무 후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벌어온 설씨가 금품을 노리고 침입했다가 범행을 저질렀는지도 계속 조사했다.

이웃에서 상상도 못할 일이 벌어졌다는 소식을 들은 주민들은 모두 할 말을 잃은 표정이었다.

한 주민은 “술에 취한 젊은 사람들만 보면 겁이 난다. 그렇다고 사람들을 피해 다닐수도 없고 살기가 무섭다.”라며 극도의 불안감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이 두 사람의 범행에 대해 분노조절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진단하고 있다.

한국국제대학교 허영희 경찰소방학과 교수는 “최근 ‘묻지마 살인’이 늘고 범인의 연령도 낮아지고 있다.”라며 “이런 범죄는 특별한 목적이 있다기보다는 최근 들어 여러 가지 사회적 요인 등으로 개인의 분노조절 능력이 떨어진 탓이다.”라고 설명했다.

허 교수는 “그렇다고 해서 이런 범죄 행위를 술기운으로 치부해서는 안 되며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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