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뜨면 안돼” 임대료 오를라 예술가 ‘홍보 자제’

“너무 뜨면 안돼” 임대료 오를라 예술가 ‘홍보 자제’

입력 2015-08-27 11:36
수정 2015-08-2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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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가 가치 높이면 월세 상승 ‘악순환’…임대 대신 건물매입 시도

시민과 접점을 넓혀야 하는 지역 예술가들이 ‘임대료 딜레마’에 빠지고 있다.

임대료가 싼 빌딩이나 빈 점포를 빌려 예술공간으로 삼은 예술가들의 활동으로 지역이 활성화되면 건물주가 높은 임대료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시민을 만나야 할 지역 예술가들이 홍보활동을 가급적 자제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부산 중구 동광동과 중앙동 일대 유휴건물 22개를 빌려 74개 예술공간으로 활용하는 창작집단 ‘또따또가’의 올해 가장 큰 걱정은 임대료 문제다.

3년간의 임대기간 만료를 앞두고 계약을 갱신해야 할 또따또가는 행여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과도하게 올리지는 않을지 걱정이 태산이다.

첫 임대계약을 갱신한 2012년에는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많이 올려 입주 공간의 50%를 바꿔야만 했다.

또따또가는 부산시로부터 공간 1곳당 1년에 500만원의 임대료를 지원받고 있다.

한달 30만∼40만원의 임대료보다 높으면 나머지는 입주한 예술가가 부담해야 한다.

매년 부산시의 임대료 지원금이 소폭 늘고 있지만 임대료 상승폭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간혹 무료로 빈 공간을 내주는 건물주도 있다.

대부분은 슬럼화된 건물에 입주해 문화적 가치를 키운 예술가들에게 임대료를 더 요구하는 역설적인 상황이다.

올해로 설립 6년째인 또따또가는 거리 공연과 마켓, 문화소외계층을 위한 문화활동, 시민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장르 협업 등 다양한 기획을 해왔다.

그런 성과를 인정받아 또따또가는 올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한 지역문화브랜드 사업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김희진 또따또가 센터장은 “상을 받으면 좋지만 또따또가의 인지도 상승으로 사람이 몰리면 임대료가 올라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라며 “슬럼가의 활성화가 활동목표 중 하나지만 너무 많이 뜨면 안돼 꼭 필요한 경우만 행사를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따또가는 보다 안정적인 창작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부산시가 최근 매입한 ‘청자빌딩’을 활용하거나 건물을 매입해 작가들의 활동공간으로 내주기를 부산시에 요구하고 있다.

또따또가 외에도 지역 예술가들은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공단이나 재래시장, 해변가 등에서 작업공간을 찾고 있으며 보수동 책방골목 등지에서는 아예 건물을 매입해 문화거점으로 삼으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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