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 청년이 가슴에 겨눠진 실탄 맞았는데 장난입니까”

“21세 청년이 가슴에 겨눠진 실탄 맞았는데 장난입니까”

입력 2015-08-27 15:47
수정 2015-08-27 15:47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총기사고 사망 의경 대학친구들 “억울한 죽음…진상 규명해야”

25일 서울 구파발 검문소에서 일어난 총기 사고로 숨진 박세원(21) 상경의 대학 친구들이 그의 죽음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동국대 총학생회 및 문과대 학생회 소속 학생 30여명은 2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상경 죽음의 진상을 제대로 규명하고 강신명 경찰청장이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생들은 눈시울이 불거진 상태에서 박 상경에 대한 추억을 공유하며 다시는 이러한 억울한 죽음이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문수 문과대 학생회장은 “21세 청년이 가슴에 겨눠진 실탄에 맞아 죽은 것을 장난, 혹은 실수라고 표현할 수 있겠느냐”며 “석연찮은 부분이 많은데 업무상 과실 치사라고 하는 것은 경찰이 ‘제 식구 챙기기’ 식의 수사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경찰은 검문소에서 박모 경위가 휴대하고 있던 38구경 권총을 꺼내 장난을 치는 과정에서 실탄이 발사돼 박 상경이 왼쪽 가슴을 맞았다는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학생들은 박 상경과 함께했던 학창 시절을 떠올리며 자주 면회를 가지 못한 데에 대한 미안함을 눈물로 표현하기도 했다.

박 상경의 과 선배인 이소진(철학11·여)씨는 “세원이는 문과대 학부장을 할 정도로 학부 일을 도맡아 하는 성실한 학생이었다”며 “아직도 만나면 ‘누나’라고 부를 것 같은데…”라며 끝내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터뜨렸다.

학생들은 박 상경이 이름 없이 ‘박모 상경’이라고 칭해지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하며 “박세원이라는 이름을 알려 그가 누군가의 가족이자 친구였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왜 아무도 이 억울한 죽음을 책임지지 않는가, 박세원 상경의 죽음 앞에 강신명 경찰청장은 사과하라’고 시작하는 기자회견문을 돌아가며 읽는 것으로 기자회견을 끝마쳤다.

동국대 학생들은 이달 30일 오후 청계광장에서 박 상경을 추모하고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촛불문화제를 열 계획이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4 / 5
학생들 휴대폰의 도청앱 설치 여러분의 생각은?
지난 달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김하늘(8)양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정신질환을 가진 교사가 3세 아들을 살해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이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개학을 앞두고 불안한 학부모들은 아이의 휴대전화에 도청앱까지 설치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교사들은 이 도청앱의 오남용으로 인한 교권침해 등을 우려하고 있다. 학생들의 휴대폰에 도청앱을 설치하는 것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오남용이 우려된다.
안전을 위한 설치는 불가피하다.
4 / 5
3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