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보행자 중심으로’…서울서 사라지는 보도육교

‘차량→보행자 중심으로’…서울서 사라지는 보도육교

입력 2015-10-04 10:41
수정 2015-10-04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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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250개→2014년 166개

서울에서 보도육교가 사라지고 있다. 차량 중심이던 차로 정책이 보행자 위주로 바뀌는 시대 흐름에 따라서다.

4일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1999년 서울의 보도육교는 250개였다. 그러던 것이 매년 10개 안팎의 육교가 줄어들면서 지난해말에는 166개로 줄었다. 15년 동안 약 34%의 육교가 사라진 셈이다.

1999년에는 용산구(22개)를 비롯해 12개 자치구에 10개 이상의 육교가 있었지만 지난해 말에는 10개 이상의 육교가 있는 자치구가 용산구(16개)등 5곳으로 줄었다. 광진구에서는 2011년 중곡동 용마도보육교가 철거되면서 보도육교가 하나도 남지 않았고 도봉구에서도 육교를 찾아볼 수 없다.

지난해말 10개의 육교가 남아있던 동작구에서는 올해 3개의 육교를 줄일 계획이다. 이미 7월 노량진로 KT 앞 보도육교를 철거했고 이달 9∼10일에는 1981년 설치된 흑석2치안센터 앞 보도육교를 34년 만에 철거한다. 이어 17∼18일에는 35년간 노량진역 앞을 지키고 있던 보도육교도 철거할 예정이다.

동대문구도 휘경초등학교 앞 보도육교를 9∼10일 철거한다.

육교가 사라지는 데는 자동차 중심의 차로 정책이 보행자 위주로 바뀐 게 가장 큰 배경이 되고 있다. 임신부나 노약자, 휠체어 장애인 등 교통약자가 이용하기 힘들다는 민원과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면서 육교를 없애고 횡단보도를 설치하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는 것이다.

육교들이 설치된 지 수십년이 지나면서 노후화가 진행돼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고 유지·보수에도 어려움이 많다. 고쳐도 금방 다시 낡아 육교 한 곳 당 1년에 최소 1천만원 이상의 유지 관리비가 든다.

지하철이 서울 시내에 촘촘하게 건설되면서 육교 밑 지하를 지나는 지하철로 인한 진동 때문에 육교를 건너는데 불안을 호소하는 민원도 많았다.

육교를 철거하려면 서울시의 위임을 받아 육교를 관리하는 각 자치구에서 여론조사 등으로 주민의 의견을 모은다. 반대 여론이 확인되면 경찰에 교통안전시설 심의를 요청한다. 심의에서 통과되면 서울시에서 철거 비용을 지원하는 식으로 철거가 이뤄진다.

모두가 육교 철거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학교 근처 도로에서는 횡단보도보다 육교가 더 어린이 등의 안전에 유리한 측면이 있어 학교에서는 부근 육교 철거에 난색을 표하는 경우도 있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대부분 자치구에서 육교를 새로 짓는 곳은 거의 없고 털어내려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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