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실내 사격장 권총탈취범 홍모(29)씨가 총기를 탈취한 후 도주과정에서 마스크를 구입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홍씨는 범행 직후 우체국에서 현금을 털려던 계획을 포기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그러나 홍씨가 마스크를 구입한 사실은 이런 진술이 거짓이 아니냐는 의문을 갖게 한다.

그는 지난 3일 오전 9시 50분께 부산진구 부전동의 실탄사격장에서 업주로부터 45구경 권총 1정과 실탄 19발을 강탈한 채 뒷문으로 빠져나왔다.

인근 건물에서 옷을 갈아입은 홍씨는 흉기와 눈구멍이 뚫린 비니(두건처럼 머리에 딱 달라붙게 뒤집어 쓰는 모자) 등이 든 가방을 버린 뒤 도주했다.

홍씨는 도주하면서 총기 탈취 과정에서 다친 왼손 엄지손가락을 감싸려 부산진구 양정동의 한 약국에서 1회용 밴드를 샀다.

하지만 홍씨는 도주과정에서 경찰이 발표한 1회용 밴드 외에 마스크를 추가로 구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홍씨에게 밴드를 판매한 강모(62) 약사는 “치마 바지 같은 옷을 입은 곱슬머리의 호남형 남성이 밴드와 마스크를 함께 사 갔다”며 “손가락에는 붕대를 감고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홍씨는 그동안 경찰 조사에서 “총만 빼앗을 생각이었는데 업주를 흉기로 찔러 애초 계획했던 우체국 강도 결심을 접었다”고 진술해왔다.

이 때문에 홍씨가 마스크를 구입한 이유가 범행 직후 우체국 강도를 단념했다는 진술과 달리 여전히 추가 범행을 노렸던 것 아니었냐는 의문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홍씨가 밴드를 사러 약국에 가서 마스크를 구입한 것은 사실”이라며 “홍씨가 범행 직후 곧바로 우체국을 털려던 마음을 접었다고 진술한 점으로 미뤄 도주 과정에서 노출된 얼굴을 가리려고 마스크를 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씨는 5일 오전 강도살인 미수와 강도예비 등의 혐의로 부산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고 오후께 구속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