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몽룡 교수, 성희롱 의혹에 “물러나겠다” 의사 밝혀 검증과정 문제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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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몽룡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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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집필진 공개→비공개로 바뀔 가능성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계획이 출발부터 난항에 빠졌다.
지난 4일 대표 집필진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된 최몽룡 서울대 명예교수가 선정 이틀 만인 6일 성희롱 의혹 등으로 자진사퇴 의사를 밝힌 것이다.
조선일보는 앞서 이날자 신문에서 최 명예교수가 인터뷰를 위해 자택으로 찾아간 자사 여기자에게 성희롱으로 느껴질 만한 언행을 했다고 보도했다.
최 교수는 “대표 집필진으로 선정된 당일 제자들과 집에서 술을 한잔하고 있었는데 마침 기자들이 찾아와 자연스럽게 자리가 이어진 것뿐”이라며 “그 자리에서 내가 무슨 잘못된 발언을 한 것인지는 모르겠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한국여기자협회에서 최 명예교수의 부적절한 처신에 반발하는 성명서까지 준비하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최 명예교수 스스로 부담을 느낀 나머지 국사편찬위원회에 자진사퇴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고학분야 전문가로서 새 국정 역사교과서에서 상고사 부문을 담당키로 했던 최 명예교수는 대표 집필진으로 선정됐을 당시만 해도 인터뷰에서 “삼국사기 기록을 충실히 인용해 새로운 해석의 역사를 기술하겠다”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그는 국정 역사교과서 논란이 거센 상황에서 대표 집필진으로 이름이 공개된 데 대한 부담이 없느냐는 질문에도 “국사 교과서 집필에 애정이 있어 선뜻 허락했으며 부담이나 망설임은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포털사이트와 트위터 등 SNS에서 대표 집필진을 비난하는 글이 잇따르기 시작했다.
특히 최 교수와 관련해서는 온라인에 “친일식민사관을 정립시킨 이병도의 제자, 이병도는 매국노 이완용의 조카”라는 글 등이 퍼지기도 했다.
역사교과서를 둘러싼 이념 편향 논란 끝에 정부가 진보 진영 등의 반발에도 교과서 국정 전환을 결정한 만큼 과연 누가 집필진에 참여할지는 초미의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었다.
교육부와 국사편찬위원회는 상고, 고대, 고려, 조선, 근대, 현대사 등 부문별 최고의 전문가를 모시겠다고 공언했으나 이번 최 명예교수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검증 과정 등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대표 집필진의 이름 일부가 공개되자마자 각종 의혹 제기와 무차별적인 인신공격이 잇따르면서 앞으로 나머지 집필진의 모집 과정이 더욱 어렵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교육부와 국편은 집필진 구성이 마무리되면 우선 대표 집필진 약 6명의 이름만 공개하고 나머지 집필진에 대해서는 추후 공개 시점 등을 다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는 대표 집필진 외에 나머지 집필진은 공개를 안할 수도 있다는 것으로 해석됐으나 이번 최 명예교수의 사퇴를 계기로 아예 대표 집필진의 이름까지 모두 비공개하는 쪽으로 방침이 바뀔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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