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 12개 대학 논술·면접고사…집회 주최측 “영향 최소화될 것”경찰, 서울·경기·인천청에 갑호비상…가용인력 총동원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이후 최대 규모로 예상되는 14일 서울 도심집회를 앞두고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정부는 불법행위에 강경 대응하겠다는 내용의 담화문을 발표했고, 집회 주최 측도 “정부가 평화 집회를 불법 폭력집회로 매도하고 있다”고 맞섰다.
이번 집회로 도심 주변에 극심한 교통 혼잡이 예상돼 이날 12개 대학에서 대입 논술·면접교사를 치르는 수험생들의 큰 불편이 우려된다.
13일 경찰과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민주노총 등 53개 노동·농민·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주말인 14일 오후 4시 광화문 광장에서 정부를 규탄하는 ‘민중총궐기 투쟁대회’를 개최한다.
광화문 집결에 앞서 대학로, 서울역 광장, 서울광장 등지에서는 노동개혁과 청년실업, 쌀값폭락, 역사 교과서 국정화, 빈민 문제 등 여러 현안을 놓고 현 정부의 실패와 불통을 규탄하는 부문별 집회와 행진이 열린다.
이날 참가 인원을 경찰은 8만여명, 주최 측은 최대 15만명까지 잡고 있지만 2008년 촛불집회 이후 최대 규모라는 데는 양측의 이견이 없다. 지방에서 상경하는 참가자들의 버스만 1천400여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이날 참가자들이 광화문에 집결한 뒤 도로를 점거하고 청와대 방면으로 진출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서울·경기·인천지방경찰청에 최상위 비상령인 ‘갑호비상’을 내릴 방침이다. 다른 지방청에도 경계 강화를 지시했다.
집회 당일 경찰은 전국에서 동원 가능한 경찰력을 최대한 모아 250여개 부대, 2만명 이상의 인원을 집회 관리에 투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참가자들이 집결하는 광화문 일대에 경찰 버스로 차벽을 설치하고, 이에 따른 시민 불편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완장을 찬 안내요원들을 현장 곳곳에 배치해 통행로 안내를 맡길 계획이다.
실제로 참가자들이 청와대 방면 진출을 시도하면 경찰은 차벽으로 세종로 일대를 봉쇄할 계획인 만큼, 이 일대 차량 통행이 불가능해질 개연성도 있다.
이날 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등 서울시내 12개 대학에서는 오전부터 논술 또는 면접고사가 치러진다. 집회와 행진이 시내 교통에 영향을 미쳐 수험생이 지각 등 피해를 보지 않도록 막는 것이 관건이다.
경찰은 시험이 진행되는 12개 대학 주변에 교통경찰관 150여명을 배치하고, 해당 대학과 가까운 지하철역에 사이드카 등을 투입해 수험생에게 편의를 제공하기로 했다. 집회 주최 측에도 행진 취소 등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정부는 폭력시위로 변질될 경우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법무부와 고용노동부 등 5개 부처는 이날 오전 공동 담화문을 통해 “불법 집단행동이나 폭력사태에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집회 참가 단체인 민주노총은 입장 자료를 내고 “당일 오후 4시부터 서울광장에서 청와대 앞 청운동 주민센터까지 인도로 행진한다는 신고를 낸 상태”라며 “경찰이 인도 행진마저 금지하거나 막지 않는다면 평화적으로 행진하겠다”고 밝혔다.
시험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집회를 주최하는 투쟁본부는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고3 수험생과 학부모들께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호소문을 올려 양해를 구했다.
투쟁본부는 “마치 집회 때문에 입시에 큰 방해라도 일어날 것처럼 과장됐지만 시험을 치르는 12개 대학 중 11개 학교는 집회 장소와 상당히 먼 곳에 있고 집회는 대부분 오후에 시작되기에 집회에 따른 영향은 최소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10만여명이 참여하는 집회가 열려 차량 이동은 매우 어려울 것이며, 의도하지 않은 상황이 있을 수도 있다”며 “수험생과 학부모께서는 조금만 일찍 집을 나서 지하철이나 철도를 이용해 달라”고 투쟁본부는 요청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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