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분규 동국대 이사 전원 사퇴…“책임 통감”

학내 분규 동국대 이사 전원 사퇴…“책임 통감”

입력 2015-12-03 21:31
수정 2015-12-03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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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이사회 “학생·동문 등 단식·농성 중단하는 조건” 비대위 “의미있는 결단, 학교 정상화 방안 논의할 것”

제48대 동국대 총학생회 준비위 주최로 3일 오후 서울 중구 필동로 동국대학교 본관 앞에서 열린 총학생회 총회 요구안 계승 선포식에서 48대 부총학생회장에 당선된 조성우 학생(오른쪽)이 전임 김건중 부총학생회장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48대 동국대 총학생회 준비위 주최로 3일 오후 서울 중구 필동로 동국대학교 본관 앞에서 열린 총학생회 총회 요구안 계승 선포식에서 48대 부총학생회장에 당선된 조성우 학생(오른쪽)이 전임 김건중 부총학생회장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총장과 이사장 선임 과정에서 ‘종단 개입’ 논란으로 내홍을 겪는 동국대의 이사 전원이 사퇴하기로 했다. 이로써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진 ‘동국대 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학교법인 동국대 이사회는 3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동국대 일산병원에서 이사회를 마친 뒤 브리핑을 열어 “현 이사장을 포함한 모든 임원은 이번 사태에 책임을 통감하며 전원 사퇴한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현재 단식과 농성 중인 학생, 교수, 직원, 동문 등은 즉시 단식과 농성을 그만두고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기 바란다”며 “만약 그러하지 않을 경우 전원 사퇴는 무효로 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이사회가 이처럼 1년 만에 전향적인 결정을 내린 데는 학교 안팎에서 이어진 단식·농성의 영향이 컸다.

올해 10월15일부터 대학본부 앞에서 단식을 시작한 부총학생회장 김건중씨는 이날 오전 건강이 악화돼 의식이 거의 없는 상태로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김씨는 논문 표절 논란이 인 보광스님이 총장에, 사찰에서 문화재를 절도한 의혹 등이 불거진 일면스님이 이사장에 선임되자 이들의 사퇴를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을 시작했다.

김씨의 뜻에 동조한 한만수 교수회장 등 교수 2명도 이날로 24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고, 교직원 1명도 같은 주장을 하며 18일째 단식 중이다.

동국대 이사 미산스님은 지난달 30일 “이사의 한 명으로서 부끄럽다”며 이사직을 사퇴하고 단식에 합류했고, 같은 날 동국대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미황사 주지 금강스님과 대흥사 일지암 주지 법인스님도 김씨에게 단식 중단을 강권하고 학내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촉구하며 단식을 시작했다.

이사장 일면스님과 함께 퇴진 요구를 받아 온 동국대 총장 보광스님은 이날 거취를 표명하지 않았다.

동국대 이사회는 “이사 전원 사퇴로 인해 법인 이사회 운영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사립학교법과 정관 규정에 따라 새로운 임원을 선임해 이사회를 새로 구성하고 사퇴한다”고 밝혔다.

동국대 비대위 관계자는 일단 “의미있는 결단이라고 평가한다”며 반겼다.

그러면서 그는 “이사회 결정이 사태의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총장에 대한 논의는 접어달라는 요구로도 보인다”며 “총학 등과 함께 비대위 차원에서 논의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학교 정상화를 위한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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