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민간잠수사엔 무죄선고…무리한 기소·해경 책임회피 논란

세월호 실종자 수색과정에서 동료 잠수사가 숨진 책임을 물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민간 잠수사가 무죄판결을 받으면서 검찰이 무리하게 기소를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간 잠수사 공모(60)씨는 지난해 4월 세월호 실종자 수색 당시 동료 잠수사와 수색을 하다 잠수사 이모(53)씨가 숨진 데 대한 책임으로 검찰에 업무상과실치사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7일 광주지법 목포지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은 지난해 5월 6일 오전 6시 13분께 이씨가 수중 수색작업을 하던 중 공기공급 호스가 해상의 가이드라인에 걸리면서 호홉곤란 증상을 보여 결국 같은날 사망한 데 대해 민간 잠수사 관리 감독 책임을 물어 공씨를 업무상과실지사죄로 기소하고 징역 1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법원은 “피고인을 민간 잠수사 감독관으로 임명할 근거가 되는 서류가 없고 따라서 다른 민간잠수사와 달리 민간 잠수사의 생명·신체의 위험을 방지할 법령상 의무가 별도로 부여됐다고 볼수 없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민간잠수사의 생명·신체의 위험을 방지할 의무는 수난구호활동을 지휘하는 구조본부장에게 있다”며 “수난구호법상 해수면에서의 수난구호 사항의 총괄·조정·통제 및 수난구호활동의 국제적 협력을 위해 해양경찰청에 구조본부를, 지방해경청에 광역구조본부, 각 해경에 지역구조본부를 둔다”고 밝혔다.

법원의 판결대로라면 이씨 사망에 대한 책임을 공씨가 아니라 해경 각 구조본부의 장들에게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법원은 국민안전처로부터 받은 사실조회서신을 인용해 공씨가 법령상은 물론 민간업체와의 수색작업 계약상으로도 숨진 이씨에 대한 생명·신체 위험을 방지할 의무가 있었다고 볼수 없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이밖에도 “사실의 관점에서도 피고인의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씨의 사망사고와 관련해 피고인에게 업무상 주의 의무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공소사실을 거의 인정하지 않았다.

이씨가 일단 법령상·계약상은 물론 사실상으로도 이씨 사망에 대한 책임이 없는 것으로 판명나면서 검찰은 무리한 기소를 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