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말·폭행·갑질…택시·대리기사들 “연말이 괴롭다”

반말·폭행·갑질…택시·대리기사들 “연말이 괴롭다”

입력 2015-12-16 15:21
업데이트 2015-12-16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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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밤 9시 50분께 광주 서구 쌍촌동의 네거리에서 녹색신호를 기다리던 택시기사 김모(56)씨는 영문도 모른 채 승객 박모(47)씨가 휘두른 주먹에 얼굴을 맞았다.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된 박씨가 잠에서 깨어나 “여기가 어디냐, 너는 누구냐”며 다짜고짜 폭력을 행사한 것이다.

박씨는 경찰에서 자신이 택시를 잡아탄 사실조차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잦은 모임과 술자리가 이어지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취객을 상대하는 택시기사, 대리운전기사의 폭행 피해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16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14일 밤 8시 20분께 광주 서구 풍암동에서 대리운전기사 강모(43)씨가 자신을 호출한 최모(51)씨 등 2명에게 따귀를 맞았다.

술에 취해 내뱉은 욕설이었는데 이를 따지고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최씨 등은 거리에서 대리기사 강씨의 뺨을 때렸다.

지난 9일에는 저녁 7시 47분께 광주 농성동에서 요금 3천900원 지급 문제로 승강이가 벌어져 50대 택시기사가 폭행당했고, 비슷한 시각 남구에서 40대 대리기사가 짧은 거리를 멀리 돌아왔다고 항의하는 손님에게 떠밀려 길바닥에 넘어졌다.

8일 저녁 8시께 서구 쌍촌동에서는 택시기사 이모(43)씨가 “이유 없이 욕설을 하고 주먹으로 때렸다”며 손님 김모(47)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광주 지역의 각 경찰서에는 이달 들어 폭언이나 요금문제로 시비가 돼 대리기사 또는 택시기사를 폭행한 사건이 하루 1건 이상 접수되고 있다.

공식 사건으로 접수되기 전에 당사자들끼리 합의로 끝낸 사례까지 더하면 대리기사나 택시기사가 손님에게 폭행당하는 경우는 부지기수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전국대리기사협회 관계자는 “직접적인 폭력뿐만 아니라 반말이나 폭언, 손님의 갑질에 시달리는 대리기사들이 많다”며 “늘 취객을 상대하는 직업이지만 송년회 등 술자리가 많은 요즘은 더욱 힘들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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