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보호전문기관 골절 치료·영양 보충…치료비도 지원
온라인 게임에 중독된 아버지의 감금·폭행에 시달리다가 집 세탁실에서 홀로 탈출한 초등학생 딸이 아동복지전담기관의 보호를 받으며 빠르게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21일 인천 남부아동보호전문기관과 인천 연수경찰서에 따르면 아동학대 피해자 A(11)양은 현재 인천의 한 병원에서 늑골 골절과 영양 보충 치료를 받고 있다.
발견 당시 120cm의 키에 16kg였던 A양은 1주일가량 치료를 받은 현재 4kg가량 몸무게가 늘었다.
인천 남부아동보호기관은 경찰로부터 학대 사실을 통보받고, A양을 보호하며 병원 치료를 받도록 했다.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아동보호전문기관은 긴급한 경우 피해아동을 일시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
남부아동보호기관장이 현재 A양의 보호자 역할을 하며 각종 치료비도 지원하고 있다.
이 기관은 A양의 친모나 친·인척을 찾고 있지만 마땅한 보호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아동복지시설 입소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남부아동보호기관 관계자는 “A양의 건강 상태 등을 판단해 보육원, 쉼터 등 적합한 아동복지시설이나 학대아동 전용 쉼터로 보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아동복지시설에서 지내다가 학교로 돌아가는 안도 함께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부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2학년 1학기까지 다닌 A양은 인천시 연수구로 이사 온 뒤 학업을 잇지 못했다.
당시 학교 측은 아이가 갑자기 나오지 않자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가정 방문을 요청했지만 A양은 이미 인천으로 이사한 뒤였다.
앞서 경찰은 A양을 집에 가둔 채 굶기고 상습 폭행한 혐의(아동학대)로 A양의 아버지 B(32)씨를 구속했다. 폭행에 가담한 동거녀 C(35)씨와 그의 친구 D(36·여)씨도 같은 혐의로 구속됐다.
B씨 등은 2013년부터 최근까지 인천시 연수구 연수동의 한 빌라 내 화장실과 세탁실 등에 딸을 감금하고 굶기는 등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양은 12일 오후 빌라 2층 세탁실에서 가스배관을 타고 탈출, 인근 상점에서 빵을 주워 먹다가 상점 주인의 신고로 경찰에 인계됐다.
A양은 경찰에서 “아빠는 먹는 시간, 잠자는 시간 말고는 거의 컴퓨터 앞에 앉아 게임만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또 범죄 심리 분석인 프로파일링 수사 과정에서 C씨로부터 “친부 B씨가 ‘어릴 적 부모에게서 비슷한 학대를 당했다’고 말한 것을 들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경찰은 구체적인 학대 행위와 관련한 조사가 끝나면 B씨 등 3명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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