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이 판돈 1천억대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6명 입건
어머니와 아들을 비롯한 가족·친지가 뭉쳐 1천100억원 규모의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서울 수서경찰서는 해외에 서버를 둔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개설·운영해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도박개장)로 곽모(29)씨와 곽씨의 친구 송모(29)씨를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은 구속된 총책 곽씨의 동생(27)과 어머니 김모(53)씨, 이모 김모(50)씨와 함께 이들에게 고용된 직원 김모(28)씨 등 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3년 9월부터 이달 12일까지 태국·필리핀에 서버를 둔 ‘킹덤로드’라는 이름의 불법 스포츠 토토 형태의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60여명에게서 도박자금 1천100억원을 받아 75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4천여명의 회원을 두고 이들에게 5천∼50만원의 베팅을 하게 한 뒤 승패를 맞추면 최대 500만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총책 곽씨는 자신의 가족과 친지들을 범행에 끌어들이고 역할을 나누어주며 이들을 진두지휘했다.
어머니 김씨는 자금을 댔고, 이모는 인출책을 맡았다.
무직이었던 곽씨는 2013년 초 3개월간 필리핀에서 다른 도박 사이트 조직원으로 일하며 범행의 맛을 본 뒤 어머니에게 “돈이 된다”며 자금을 대 달라고 수차례 요구했다.
어머니는 끈질긴 요구와 변변한 직업 없이 살던 아들에 대한 안쓰러움을 이기지 못하고 아들에게 1억원을 건넸다. 곽씨가 이 돈으로 사이트를 만든 뒤에도 4∼5개월여간 영업자금 5천여만원을 더 줬다.
곽씨의 어머니는 수익금을 도맡아 관리하며 곽씨에게 용돈과 생활비 등을 지급했고 자신의 투자금도 회수했다.
곽씨는 가계가 어려웠던 이모도 끌어들여 월급 150만원을 약속하고 회원들이 입금한 도박자금을 인출하는 역할을 맡겼다. 무직인 동생은 어머니와 형으로부터 돈을 받아 쓰다가 함께 입건됐다.
구속된 친구 송씨에게는 프로그래머 관리를, 친구인 또 다른 송모(29)씨에게는 서버관리를 일임했다. 또 다른 친구 박모(30)씨에게는 국내영업을 맡겼다.
곽씨는 자신의 몫(40%)을 뗀 나머지 지분을 박씨에게 40%, 두 송씨에게 10%씩 골고루 나눠줬다.
곽씨는 애초 사이트 서버를 태국에 마련했는데, 도박 사이트 단속이 심해져 지난달 서버를 필리핀으로 옮겼지만 수사망을 피하지 못했다.
경찰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의뢰를 받아 수사에 나섰고, 곽씨 일당이 취득한 자금에 대해서는 국세청에 통보해 환수토록 할 계획이다.
경찰은 필리핀에 있는 서버 관리책 송씨와 영업 담당 박씨 등 나머지 일당 6명과 사이트를 만들어준 프로그래머의 뒤를 쫓고 있다.
또 이 사이트에서 500만원 이상 배팅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여 혐의가 확인되면 전원 입건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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