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없이 혼자 자신없어”…희소병 아들 살해

“아내 없이 혼자 자신없어”…희소병 아들 살해

입력 2015-12-25 13:38
수정 2015-12-25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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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소병을 앓는 2살짜리 아들을 살해한 아버지가 검찰에 송치됐다.

경기 시흥경찰서는 선천성 희소병을 앓는 2살 아들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박모(40)씨를 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5일 밝혔다.

박씨는 10월12일 오전 4시11분경 시흥시 자택에서 아들의 입과 코를 막아 질식시켜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의 아들은 태어날 때부터 대뇌가 있어야 할 자리에 뇌가 없고 뇌척수액이 가득 차는 희소병인 무뇌수두증을 앓고 있었다.

박씨는 범행 직후 119로 전화해 “애가 죽었다”며 마치 아들이 자연사한 것처럼 신고했으나, 경찰이 부검의뢰를 하려고 하자 범행을 자백했다.

그는 조사에서 “애 엄마는 며칠전 가출했고, 나도 일을 해야 하는데 아이를 돌볼 자신이 없었다”고 진술했다.

박씨는 소규모 업체를 다니며 돈벌이를 했지만 계약기간이 일정하지 않아 수시로 직장을 알아봐야 했으며, 아내도 가출하기 전까지 아르바이트 등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박씨가 생활고 끝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희소병 아들을 자신의 손으로 살해한 안타까운 사건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사정은 딱하지만 살인은 결코 정당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이디 ‘ppan****’는 “(아버지가) 복지혜택이나 사회제도 등 도움의 손길을 알아보려 최선을 다했는지 궁금하다”, 아이디 ‘mrmi****’는 “그렇다고 아무 저항력 없는 살아있는 자식을 죽이는게 정당화 되어야 하나”고 지적했다.

또 아이디 ‘tjrl****’는 “어찌 되었든 어른이 힘없는 어린 아이의 생명을 빼앗는 건 절대 안 되는 것”이라고 의견을 남겼다.

이에비해 아버지를 향해 무조건 돌멩이를 던질 수만은 없다는 일부 누리꾼도 있었다.

아이디 ‘back****’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할 가장으로서, 또 희소병을 앓고 있는 아들을 보며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그 부모의 심정을 누가 알겠느냐”고 안타까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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