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째 저금통 나누는 ‘마음 부자’ 세 부자

12년째 저금통 나누는 ‘마음 부자’ 세 부자

입력 2015-12-28 23:08
업데이트 2015-12-29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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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상도동 이남경씨·두 아들 해마다 동전 모아 代 이어 기부 “이웃 계속 도울 것… 나눔 퍼지길”

“이웃을 돕는 나눔 운동이 확산됐으면 좋겠습니다.” 서울 동작구 상도4동주민센터에서 지난 17일 열린 ‘나눔이 있어 행복한 사랑의 일일찻집’ 행사장에 주민 이남경(51)씨가 나타났다. 그의 손에는 빨간색 돼지저금통이 들려 있고, 뒤로 그의 아들이 따르고 있었다. 2004년 이후 12년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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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상도4동 주민센터에서 이남경(왼쪽)씨와 둘째 아들 이동규(오른쪽)군이 돼지저금통을 전달하고 있다. 동작구 제공
17일 상도4동 주민센터에서 이남경(왼쪽)씨와 둘째 아들 이동규(오른쪽)군이 돼지저금통을 전달하고 있다.
동작구 제공
이씨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어릴 적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다. 갖고 싶은 것이 많은 청소년 시절 그는 꾹 참는 법을 배웠다. 자신이 어른이 돼 부자가 되면 누군가를 돕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는 “25년간 직장 생활을 하면서 큰 부자가 되지는 않았지만 이제 이웃과 사랑을 나눌 정도의 여유는 있다”면서 “형편이 되는 대로 계속 이웃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이씨의 따뜻한 마음은 아들에게도 이어지고 있다. 군 복무를 하는 큰아들과 고등학교 1학년인 둘째 아들도 아버지의 선행에 함께하고 있다. 이씨는 “아이들이 자기 용돈을 한푼 두푼 돼지저금통에 넣는 것을 보고, 이웃을 돕자고 시작한 일이 아이들에게 교육이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올해 세 부자가 모은 동전은 93만 6820원이다. 매년 이씨의 돼지저금통 기탁을 지켜본 이선형 복지협의체 민간공동위원장은 “주머니에 있는 모든 동전을 돼지저금통에 넣어서인지 항상 10원짜리 잔돈이 빠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정근 상도4동장은 “큰돈을 기부하기보다 꾸준히 나눔을 실천하기가 더 어렵다”면서 “도움이 꼭 필요한 이웃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고마워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2015-12-29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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