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주변 행적 조사 중 자살 이웃 집서 뒤늦게 혈흔 묻은 옷 발견
경찰이 전남 여수에서 실종 5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60대 여성의 살해범으로 자살한 옆집 이웃을 지목했다.여수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결과 지난 24일 여수시 소라면의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 A(67·여)씨의 옷과 장화에서 검출된 혈흔이 지난 23일 실종 후 숨진 채 발견된 B(64·여)씨의 DNA와 일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30일 밝혔다.
B씨는 소라면의 한 은행에서 이웃의 차를 타고 집에 돌아온 것을 마지막으로 실종됐다가 지난 26일 오전 11시 39분께 여수시 소라면의 한 밭 인근 배수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시신은 비료 포대에 덮여 있었으며 머리와 목, 발목에 흉기에 찔린 흔적이 발견돼 경찰은 타살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해왔다.
이 과정에서 애초 단순 자살로 판단했던 A씨가 B씨 실종 후 목을 맨 것을 수상하게 여기고 A씨 집을 압수수색한 결과 빨래통에 벗어놓은 옷과 장화에서 B씨의 혈흔을 찾아냈다.
경찰은 두 사람이 담 하나를 사이에 둔 이웃이었으나 내성적 성향의 A씨와 반대 성향의 B씨가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이웃 진술 등을 바탕으로 정확한 살해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B씨가 발견된 밭에서 혈흔이 묻은 호미가 발견됐으나 범행에 사용된 흉기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23일 오전 이후 연락이 두절돼 24일 오후 11시께 가족에 의해 발견된 점으로 미뤄 A씨가 23일 오후부터 24일 오후 사이 B씨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매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사망 당시 다른 옷을 입고 있었고 손에 약한 상처가 있었지만 사건 개연성을 추정할 수는 없었다”며 “마을 주민과 B씨 지인들의 행적을 모두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증거가 나온 만큼 추가 행적을 조사해 사망한 A씨를 피의자로 보고 공소권 없음으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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