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엄마와 초등 5년 딸 ‘쓰레기 6t 속 비참한 생활’

40대 엄마와 초등 5년 딸 ‘쓰레기 6t 속 비참한 생활’

입력 2016-01-11 13:55
업데이트 2016-01-1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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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센터 저소득층 생활실태 조사하다 발견

40대 초반의 엄마와 초등학교 5학년 딸(11)이 추운 겨울 난방도 되지 않는 다가구주택 지하방에서 무려 6t의 쓰레기를 치우지 않은채 1년 가까이 비참한 생활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심곡2동 주민자치센터는 지난해 7월부터 차상위계층의 모든 가구를 대상으로 생활실태조사를 하던중 모녀만 사는 이 가구에 주목했다.

이 집에 사는 주부가 유독 가정 방문을 꺼리고 밖에서만 만나려고 고집했기 때문이다.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은 사회복지사는 여러차례 설득한 끝에 지난해 12월 7일 집안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사회복지사는 순간 눈앞의 광경이 믿기지 않았다.

방과 부엌은 페트병과 종이 박스, 비닐 등 온갖 생활 쓰레기로 꽉차 있었고, 방은 도시가스 공급이 중단돼 차디찬 냉골이었다.

다행히 음식을 해먹지 않은데다 겨울철이어서 악취는 나지 않았다.

발견 당시 주부 스스로 쓰레기를 치우겠다고 말해 쓰레기 봉투를 무상 제공했으나 일주일이 지나도 그대로 있자 주민자치위원들이 중심이 돼 쓰레기를 모두 처리했다.

이 집에서서 치운 쓰레기는 봉고 트럭 6대 분인 약 6t에 달했다.

심곡2동 주민센터 길병욱 사회복지사는 11일 “청소를 안한지 1년은 된 것 같았다”며 “창문이 가려져 있고 악취가 나지 않아 이웃들은 이들 모녀의 생활을 잘 몰랐던 같다”고 말했다.

조사결과 이 주부는 수년 전 남편과 이혼하고 공공근로를 하며 근근이 생계를 이어왔고, 딸은 학교 수업이 끝나면 지역 아동센터에서 저녁을 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모녀는 저녁 때 만나 도서관이나 서점 등에서 시간을 보내다 밤 늦게 귀가해 방 한 켠에 이불을 깔고 잠만 잤던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센터는 집안을 소독하고 중단된 도시가스 공급을 재개하도록 조치했다.

또한 체납 가스요금을 포함해 긴급생계비로 69만원을 보태줬다.

행정당국은 남편과 이혼 뒤 무기력증에 빠져 모녀가 이런 생활을 지속해 온 것으로 보고, 초등생은 아동보호전문기관에 맡기고 주부는 전문기관에서 심리치료를 받도록 했다.

관할 원미경찰서는 딸을 오랜기간 방임한 점을 중시해 주부를 아동학대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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