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 중인 동거남 차 부수고 흉기로 찔러 징역형
A(47·여)씨는 1990년대 후반 B(38)씨를 만나 동거하다가 B씨의 잦은 노래방 출입 문제로 불화를 겪었다.지난해 8월 별거에 들어간 두 사람은 별거 후에도 매주 2차례 만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이들의 만남이 약속된 지난해 10월 7일 오후 B씨가 연락을 끊고 ‘잠수 모드’에 들어가자 사달이 났다.
“약속을 어기고 또 노래방에 갔군.”
이런 생각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A씨는 B씨가 자주 다니던 전북 완주군 일대 노래방들을 일일이 ‘수색’했다.
끝내 완주군의 한 음식점 앞에 주차된 B씨의 승용차를 찾았다.
욱한 A씨는 집에서 망치를 들고나와 차량 유리와 보닛, 라이트 등을 깨부쉈다.
차량 조수석에 놓인 노트북도 분노의 희생양이 됐다. 피해액은 300여만원에 달했다.
분을 삭이지 못한 A씨는 곧바로 B씨가 혼자 머물고 있던 집에 찾아가 술에 취해 자던 B씨를 깨웠다.
“어디 다녀왔느냐”는 집요한 추궁도 이어졌다.
말다툼 과정에서 A씨는 B씨에게 머리채를 잡히고 주먹과 발로 폭행당했다.
폭행은 더 큰 화를 불렀다.
격분한 A씨는 갑자기 가방 안에서 흉기를 꺼내 B씨의 배와 옆구리, 어깨 등을 찔러 살해하려 했다.
B씨는 뒤로 물러나면서 피하는 바람에 전치 4주의 상처를 입고 목숨을 건졌다.
‘분노의 시간’이 지난 후에야 A씨는 제 발로 경찰을 찾아가 범행 사실을 털어놨다.
전주지법 제2형사부는 15일 살인미수와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과 2년간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의도적으로 흉기를 가져와 피해자의 배 등 여러 부위를 찔러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다만, 초범인 피고인이 범행 이후 수사기관에 스스로 출석했고 잘못을 반성하며 피해자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면서 피고인과 같이 살 것을 희망하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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