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검증서 당시 상황 되풀이…현관 앞 국화꽃 한 다발
중학생 딸을 폭행해 숨지게 하고 ‘미라 상태’의 시신을 11개월 가까이 집에 방치한 사건의 현장검증이 4일 경기도 부천의 자택에서 진행됐다.이날 오전 11시 50분께 집 앞에 호송차가 멈추자 앞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A씨 부부가 포승줄에 묶인 채 차례로 내렸다.
둘다 하늘색 마스크로 얼굴을 모두 가리고 모자를 눌러쓴 차림이었다.
A씨 부부는 “목사로서 죄책감이 없느냐”고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빠른 걸음으로 집에 들어갔다.
딸 C(사망 당시 13세)양이 숨진 때로 되돌아간 이 부부는 나무 막대와 빗자루로 딸의 손바닥과 허벅지 등을 때리는 장면을 담담하게 재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찌감치 나온 주민 70여명은 골목에 모여 부부가 도착하기를 기다렸고, 집 창문을 활짝 열고 현장을 지켜보는 주민들도 눈에 띄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목사 아버지와 계모의 얼굴을 보려는 주민들이 몰리자 경찰 100여명이 골목 어귀를 통제했다.
침울한 표정의 한 주민은 “목사라는 사람이 어떻게 친딸을 죽이고 시신을 집에 계속 놔둘 생각을 할 수 있느냐”며 한탄했다.
1시간 10분 만에 현장검증을 마친 A씨 부부는 곧바로 호송차에 올라 현장을 빠져나갔다. 호송차 뒤로 주민들의 야유와 욕설이 쏟아졌다.
이들이 떠난 집 현관 앞에는 누군가 놓아둔 국화꽃 한 다발만 자리를 지켰다.
A씨 부부는 지난해 3월 17일 오전 7시부터 정오까지 부천의 자택 거실에서 딸을 5시간 동안 때려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치사 및 사체유기)를 받고 있다.
이 부부는 딸이 숨진 사실을 확인하고 시신을 이불로 덮어둔 채 집 작은 방에 11개월간 방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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