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세모자 사망 사건’ 가족간 다툼 후 참극 가능성

‘영등포 세모자 사망 사건’ 가족간 다툼 후 참극 가능성

입력 2016-02-21 20:35
수정 2016-02-21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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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들 시신서 ‘주저흔’…警 “큰아들이 두 사람 살해 후 자살 추정”

서울 영등포 ‘세 모자 사망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외부인의 소행보다는 가족 간 다툼으로 인한 참극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캐고 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 관계자는 21일 “세 모자의 사망 시간과 사망 순서 등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과수에서 내일 부검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달 19일 오후 7시45분께 영등포구 신길동에 있는 한 다세대주택 반지하 방에서 양모(54·여)씨와 양씨의 큰아들 김모(25)씨와 둘째아들(24)이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어머니는 작은 방에서, 두 아들은 안방에서 각각 피를 흘린 채 숨져 있었다.

감식 결과 양씨의 등에서 흉기로 찔린 상처가 발견됐으며 둘째아들의 목에서 큰 상처가 확인됐다. 큰아들 시신에서는 주저흔(躊躇痕, hesitation mark)이 나왔다.

주저흔은 주로 자살을 시도할 때 한 번에 치명상을 입지 못해 여러 번 자해를 시도하면서 생기는 상처다. 이 때문에 경찰은 큰아들이 두 사람을 살해한 뒤 마지막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망 순서와 사인 등은 국과수 부검 결과가 나오면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외부인에 의한 타살 가능성보다는 집 안에서 세 사람 사이에 어떤 문제가 있어 살인이 벌어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웃 주민들은 경찰에서 “세 사람 모두 직업 없이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냈고, 집에서 자주 다투는 소리가 났다”고 진술했다.

앞서 경찰은 “악취가 난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해 숨져 있는 세 모자를 발견했다. 경찰은 시신 등의 상태로 볼 때 이들이 발견 2∼3일 전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신 발견 당시 반지하 방의 문은 안에서 잠겨 있었으며 외부 침입 흔적은 없었다. 현장에서 흉기가 발견됐고 유서는 없었다.

어머니 양씨는 병원에 입원해 정신과 치료를 받다 잠시 집에 나온 사이 변을 당했고, 큰아들 역시 정신과 치료를 받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씨의 남편은 지난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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