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10억6000만원 챙긴 가족 사기단 검거
주유 계기판을 잘 살피지 않는 여성이나 노인 운전자들에게 기름을 덜 넣는 방법으로 6년간 10억 6000만원을 챙긴 주유소 일가족 사기단이 붙잡혔다.경기 양평경찰서는 23일 휘발유와 경유의 정량을 속여 판 양평 모 주유소 대표 김모(39)씨를 상습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동생(36)과 어머니 홍모(62)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가족은 2010년 3월부터 최근까지 주유소를 운영하면서 차량 한 대당 20∼30%씩 기름을 적게 넣는 방법으로 10억 60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 형제는 역할을 나눠 사기행각을 벌였다. 형(39)은 운전자들이 계기판을 잘 살펴보지 못하도록 주유기 앞쪽으로 차량을 유도한 뒤 실제 금액보다 적은 금액으로 계기판을 조작해 주유하고 동생(36)은 형이 결제를 위해 운전자의 시선을 끄는 동안 고객이 요청한 주유금액으로 계기판을 재설정했다.
김씨 형제의 모친도 범행에 가담했다. 홍씨는 아들 형제들이 거둔 부당 이익금액을 매일 장부에 기록하면서 기름 매입매출량을 맞춰 세무서 등 관계기관 적발에 대비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6년간 사기 친 운전자만 13만명에 달한다”며 “운전자들은 주유 계기판을 꼼꼼히 살피고 이상한 점이 발견될 경우 경찰 및 한국석유관리원 등에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