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포위 시민들 얼싸안고 “대한민국 만세”

국회 포위 시민들 얼싸안고 “대한민국 만세”

입력 2016-12-09 17:31
수정 2016-12-0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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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1만명 모여 국회 앞에서 탄핵가결 환영…“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보수단체, 흔들던 태극기 외투에 넣고 국회 떠나 새누리당사서 항의 집회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9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국회를 포위하고 있던 시민들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환영했다.

이날 오후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본회의 표결 전부터 ‘박근혜 즉각 퇴진-응답하라 국회 2차 비상국민행동’을 국회 인근 국민은행 앞에서 열었다.

주최측 추산 1만명은 국민은행 이외에도 국회 정문 앞 인도를 가득 메운 채 국회를 향해 탄핵안 가결을 촉구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박근혜 구속’이라는 피켓을 들고 국회 담장에 줄지어 서서 국회를 포위했다.

퇴진행동은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약 탄핵 통과되지 않는다면 국회는 죽을 것이며, 탄핵이 가결돼도 우리의 촛불은 계속될 것”이라며 참가자들을 독려했다.

경찰은 169개 중대 1만3천500여 명을 배치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했다. 국회 앞 국회대로 삼거리는 경찰버스로 막아 국민은행 앞 참가자들이 국회 정문 방향으로 진입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집회는 국민은행 앞과 국회 정문 앞 인도 두 군데에서 ‘투트랙’으로 진행됐다.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은 탄핵 찬성 시민들 사이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탄핵안 부결을 촉구했다. 아울러 박사모 회원 20여 명도 국회 동문 앞에서 부결을 기대했다.

이날 오후 3시가 넘어서 표결이 시작되자 참가자들은 두 손을 모은 채 긴장한 표정으로 표결 결과를 기다렸다.

이어 오후 4시께 찬성 234명, 반대 56명, 기권 2명, 무효 7명으로 가결 처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회 앞은 축제의 장으로 변했다.

시민들은 두 손을 하늘로 높이 들며 “이겼다”, “대한민국 만세”라고 소리치며 탄핵안 가결을 환영했다. 함박웃음을 짓고 서로 얼싸안으며 춤을 추기도 했다. 또 가결을 기념하려고 인증사진을 찍는 시민도 있었다.

퇴진행동은 “탄핵소추안 가결은 광장의 위대한 촛불이 이룬 성과로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며 “당장 내일 열릴 7차 촛불집회에서 시민의 힘으로 더 큰 산맥을 넘어야 마침내 우리는 승리할 것”이라고 자축했다.

본회의장에서 표결을 지켜보고 국회 밖으로 나온 세월호 참사 유가족은 노란색 외투 차림으로 빨간색 장미를 들고 시민들이 모인 국민은행 앞에 나타났다.

유족들은 참사 이후 모처럼 밝은 표정을 지었다. 시민들은 유가족에게 “고생했다”고 말하며 환영했다.

단상에 선 전명선 4·16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국회 안에는 반대표를 던진 부도덕한 의원들이 여전히 있다”며 “국민을 대변할 수 없는 이들까지 국민의 심판을 받아 무릎 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아이들의 숭고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안전 사회를 만들도록 끝까지 앞장서겠다”며 “조사·수사·기소권을 갖춘 제대로 된 특별법을 만들어 돈보다 인간 존엄성이 중시되는 사회를 만들어가자”고 제안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을 부둥켜안으며 인사를 나눈 이재명 성남시장은 “국가의 제1 의무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지만 그자(박 대통령)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권력을 남용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구체제를 청산하고 인권과 복지가 보장되는 민주공화국을 완성하자“고 말했다.

한편 보수단체 회원들은 가결 소식이 전해지자 시무룩한 표정으로 흔들던 태극기를 외투 안에 넣고 국회 앞을 떠났다.

이들은 인근 새누리당사로 향해 ”탄핵 무효“, ”김무성 유승민 나경원은 탈당하라“고 항의했다. 이어 새누리당사 안으로 진입을 시도했으나, 경찰의 제지로 무산됐다.

이들은 탄핵가결을 환영하는 시민이 든 ‘정현아 장 지지자’라고 쓴 깃발을 빼앗아 부러뜨리며 한때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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