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연대 폭발물 대학원생, 지도교수 꾸중·논문이견에 범행”

경찰 “연대 폭발물 대학원생, 지도교수 꾸중·논문이견에 범행”

입력 2017-06-15 13:40
업데이트 2017-06-15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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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는 ‘욕설’ 들었다는데 경찰 판단엔 욕설 아냐”

연세대 ‘텀블러 폭탄’ 사건 피의자인 연세대 기계공학과 대학원생 김모(25)씨는 지도교수에 대한 반감이 쌓여 범행을 마음먹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서대문경찰서 관계자는 15일 “김씨는 평소 연구 지도 과정에서 의견 충돌 등이 있을 때 심하게 질책하던 피해자에게 반감을 가졌고, 5월 말 논문 작성과 관련해 크게 꾸중을 들은 후 범행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 표현을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본인 진술에 ‘욕설’이라는 표현이 있었지만, 우리 판단에는 일반인이 보기에 욕설까지는 이르지 않았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다른 동료 연구원들 조사에서는 ‘욕설이 있었다’는 진술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가혹 행위나 폭행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꾸중이라는 것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며 “조사한 일부 학생은 ‘용인할 만한 수준이었다. 교수가 그런 것 아닌가’ 정도의 반응이었고 다른 학생은 ‘조금 힘들었다’고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소위 ‘갑질’이라고 하면 사생활 부분에서 연구와 관련 없는 일을 시키거나 하는 것인데 이에 대해서는 조사받은 학생들이 공통으로 그런 것은 없었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제기됐던 취업, 영어, 학점 등에 따른 갈등이나 스트레스는 이번 범행과 무관하다고 했다.

범행 계기가 된 논문은 학회지에 투고되는 김씨 명의의 연구논문으로, 피해자 김모(47) 교수는 지도교수로 이름이 함께 올라갈 예정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연구 과정과 결과를 놓고 김씨와 김 교수 간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평소에 김 교수로부터 심하게 질책을 받아 그에 대한 반감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만 김씨는 김 교수를 살해할 생각은 없었고, 상해를 입힐 목적으로 폭탄을 제조했다고 진술했다.

수도권의 한 과학고를 조기 졸업하고 학부도 연세대 기계공학과를 나온 것으로 알려진 김씨는 대학원에 입학할 때부터 김 교수 지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5월 중순께 언론보도로 접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 폭탄테러 사건에서 범행 수법을 떠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다른 학생 2명과 함께 5월 13∼22일 러시아에서 열리는 전공 관련 단기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출국 전에 이미 상트페테르부르크 테러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연수와 범행 준비는 관계없었다고 경찰이 전했다.

김씨는 5월 말 꾸중을 들은 이후 폭발물 제조를 시작해 범행에 쓰일 폭발물을 이달 10일 완성했다.

지난 13일 오전 김씨가 만든 텀블러 폭탄이 담긴 상자를 열어보다 화상을 입어 현재 입원치료 중인 김 교수는 경찰에 “논문 작성 과정에 이견이 있어 교육적 의도로 대화한 것”이라며 “교육자적 입장에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사건 당일인 13일 오후 김씨를 긴급체포했고 14일 김씨에게 폭발물 사용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15일 오전 서울서부지법에서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영장실질심사 결과는 이날 오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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