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강’으로 오염시키는 녹조…발생 원인과 해법은

‘죽음의 강’으로 오염시키는 녹조…발생 원인과 해법은

입력 2017-06-15 16:23
업데이트 2017-06-15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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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조류 과다 증식으로 생겨…2012년 이후 증가 추세원인 두고 공방 이어져…“보 탓” vs “영양염류·고수온 탓”

녹조가 올해도 어김없이 낙동강 곳곳을 짙은 녹색으로 물들이고 있다.

녹조의 심각 정도를 단계별로 나타내는 조류경보제(관심→경계→조류대발생)·수질예보제(관심→주의→경계→심각)는 15일 현재 낙동강 3곳에서 발령 중이다.

조류경보제는 강정고령보와 창녕함안보에서 각각 경계·관심 단계를, 수질예보제는 합천창녕보에서 관심 단계를 보인다.

환경 당국은 녹조가 갈수록 더 심해질 것으로 우려해 확산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강의 불청객 녹조는 무엇이고, 왜 발생하는 것일까.

녹조(綠潮)는 수생태계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구성원인 조류(규조류·녹조류·남조류) 중 남조류의 과다 성장으로 물이 짙은 녹색으로 변하는 현상이다.

클로렐라 등 식물성 플랑크톤으로 인체에 무해한 녹조류(綠藻類)와는 근본부터 다르다.

남조류(藍藻類)는 부영양화 탓에 증식하며 녹조를 일으킨다.

영양물질이 풍부하다는 뜻의 부영양화는 생활하수, 공장폐수, 비료 등이 하천으로 유입되면서 물속에 암모니아, 유기질소화합물 등 영양염류가 많아진 상태를 의미한다.

부영양화(영양염류) 외 강한 일조량, 고수온, 느린 유속도 남조류 증식을 도와 녹조를 발생시킨다.

강한 햇볕이 내리쬐는 여름철 고수온은 남조류가 성장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한다. 남조류 성장의 최적 수온은 섭씨 20∼30도여서 녹조는 흔히 여름에 목격된다.

각 요인의 영향으로 과다 성장한 남조류는 녹조로 이어져 물속 산소를 감소시키고, 수질 악화로 이어진다.

남조류 중 마이크로시스티스·아나베나·오실라토리아·아파니조메논 등 4종은 유해 남조류로 지정됐다. 이는 사람이나 동물이 흡수할 경우 간세포나 신경계에 나쁜 영향을 준다.

최근 수년간 강을 신음하게 한 녹조의 결정적 원인을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환경단체는 무엇보다도 4대강 사업으로 설치된 보를 꼽는다.

보 설치로 물이 체류하는 시간이 길어지며 녹조 발생에 유리한 조건이 형성됐다고 지적한다.

임희자 마창진환경연합 실장은 “1991년 페놀 사건 이후부터 낙동강을 살리기 위한 각종 활동을 매년 현장에서 해왔다”며 “4대강 사업 이전에는 최근과 같은 녹조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4대강 사업 이후 녹조가 본격 창궐하기 시작했다”며 “보 구간의 녹조 관리를 위해 수질예보제가 새로 만들어진 것 역시 보와 녹조와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방증이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

4대강 사업 이후 보 일대 녹조 악화 현상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4대강에 설치된 12개 보를 대상으로 2012년부터 운영 중인 수질예보제 발령 일수는 첫 해 총 341일, 2013년 330일, 2014년 271일, 2015년 637일, 지난해 400일이었다. 4대강을 모두 합쳐 낸 수치다.

조류경보제 운영 대상인 낙동강 칠곡보·강정고령보·창녕함안보에서 경보제 발령 일수도 증가 추세다.

가장 하류에 있는 창녕함안보에서는 2013년 98일, 2014년 143일, 2015년 171일, 지난해 112일 조류경보제가 발령됐다.

수질예보제·조류경보제가 최장 발령돼 최악의 녹조를 보인 2015년에는 한강·낙동강 하류 등지에서 숭어·강준치 등 물고기 폐사가 잇따랐다.

당시 환경단체는 “녹조가 수면을 덮어 물속 용존산소량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강으로 흘러드는 각종 생활하수, 공장폐수 등 오염 물질이 녹조의 주된 원인이라고 맞선다.

여기에다가 기온 상승으로 인한 고수온도 녹조를 악화시키는 원인이 됐다고도 주장한다.

기상청의 전국 여름철(6월∼8월) 기상자료를 보면 2001∼2010년 평균 최고기온은 28.4도, 일조는 453.7시간이었다.

2012년에는 29.2도, 505.2시간, 2013년 30.1도, 586.1시간, 2014년 28.1도, 482.1시간, 2015년 28.7도, 580.4시간이었다.

2016년에는 평균 최고기온 29.7도, 일조 610.5시간을 기록했다.

이처럼 보를 제외한 다른 외부 여건 역시 녹조와 깊은 연관이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녹조 원인 공방이 계속되는 가운데 낙동강유역환경청 측은 “현재로썬 원인에 대한 우선순위를 매기기는 어렵다”며 “각각의 요인들이 모여 서로 조건이 맞아떨어져야 녹조가 생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가 없더라도 녹조는 생길 수 있다”며 “다만, 보로 물이 정체된 상태에서 지류·지천에서 들어온 영양염류가 모이면 녹조 발생 위험이 커진다. 보 건설 이후 (오염원 유입 방지를 위해) 지류·지천 관리가 더 중요해진 것은 맞다”고 덧붙였다.

이런 입장을 반영하듯 환경 당국은 정체된 물 흐름 해소를 위한 ‘펄스 방류(일시적으로 많은 양의 물을 한꺼번에 방류)’, 하·폐수 처리시설 총인(부영양화 지표 중 하나) 처리 강화, 오염 하천 개선사업 등을 해마다 다각적으로 벌이고 있다.

지난 1일부터는 녹조 저감을 위해 금강 공주보, 영산강 죽산보, 낙동강 강정고령보·달성보·합천창녕보·창녕함안보 등 6개 보 수문을 상시 개방하기로 결정, 수위를 일부 낮추기도 했다.

주요 원인에 대한 공방을 넘어 분명한 사실은 환경부가 최근 공개한 ‘2016년 조류(녹조)발생과 대응 연차보고서’에서 밝혔듯 “(2012년 이후) 전반적으로 조류 발생이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녹조는 물고기 폐사 등 수생태계 문제는 물론이고 강을 상수원으로 삼는 지역 주민들에게는 먹는 물에 대한 불안도 키웠다.

고도정수처리를 거쳐 먹는 물은 안전하다고 하지만 정수 과정에서 투입되는 약품 증가로 주민들 불신은 높아지고 있다.

매년 되풀이되는 녹조에 대한 정확한 원인 규명, 맞춤형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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