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보다 협업”… 인사 절대평가 늘리는 기업들

“경쟁보다 협업”… 인사 절대평가 늘리는 기업들

박재홍 기자
박재홍 기자
입력 2017-06-20 23:26
업데이트 2017-06-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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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평가 땐 연봉 차이로 갈등”

서열화 대신 공동결과물 중시
대기업·IT·제약회사 등 도입
‘무임승차’ 직원 급증 우려도
“최근 인사평가에서 10명 남짓인 팀원 전체가 최고 등급인 ‘S’를 받았습니다. 개발한 게임이 예상치 못한 인기를 끌었던 덕분이죠.”

20일 대형 게임업체에 근무하는 박모(36)씨는 인사평가에서 절대평가 요소가 많아지면서 업무 능률이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대평가에서는 팀 성적이 좋아도 개인 성적의 차이가 있고, 이 차이가 연봉으로 이어지며 반목이 생길 수 있다”며 “하지만 절대평가는 남을 이겨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게 아니니 협업의 결과물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많은 기업들이 인적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인사평가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평가 방식은 성적을 서열화해 비율에 따라 등급을 매기는 상대평가, 비율에 관계없이 일정 기준에 따라 등급을 주는 절대평가 등이다. 상대평가가 내부 경쟁으로 승진자 및 저성과자를 골라냈다면, 절대평가는 협업을 통해 기업 전체의 업무 성과를 극대화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최근 국내 기업들이 인사평가 제도를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있다. 김주수 휴먼컨설팅그룹 상무는 “최근 2~3년 사이에 대기업뿐 아니라 영업 중심으로 내부 경쟁이 핵심 과제이던 제약업체들도 인사평가 방식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려는 시도를 많이 한다”며 “개인의 역량보다 협력 및 팀웍을 통해 더 큰 성과가 나타난다는 경영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IT 기업인 A사는 평가자의 범주를 담당부서뿐 아니라 타 부서 동료로 확대하고 피평가자가 자신을 평가할 동료를 직접 선정하도록 했다. 관계자는 “개발부서 직원이 기획부서 동료와 프로젝트를 해 봤다면 자신을 평가해 달라고 선정할 수 있다”며 “여러 범주의 다양한 사람이 참여하는 평가를 통해 최대한 객관적 점수가 나오도록 하고, 점수 서열화를 지양한다”고 설명했다.

절대평가는 세계적인 기업들의 추세이기도 하다. 30년간 상대평가 제도를 주도했던 GE는 2015년 절대평가로 전환했다. 1년에 한 번 성과를 평가하고 보상하던 방식에서 직원들이 관리자와 수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성과를 측정하고 분석한다. 하위 10% 퇴출도 없앴다. 마이크로소프트도 10년간 유지해 온 상대평가 제도를 2013년 폐지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김모(36)씨는 “회사에서 절대평가 요소를 늘리는 연구를 진행중이라는 데 일을 하기보다 인사평가자인 상관의 눈에만 들려는 사람들이 사라졌으면 좋겠다”며 “특히 인사평가에 반영되는 일만 하려는 얌체들이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절대평가가 잘못 운영될 경우 얌체 직원 대신 소위 ‘무임승차 직원’이 급증할 수 있다. 정재우 한국노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저성과자나 최고점자의 비율을 유동적으로 하는 등 상대평가 방식에 절대평가 방식을 일부 적용하는 것도 문제점을 예방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7-06-2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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