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진 논밭 농심 타들어가는데…지방의회는 해외연수 중

갈라진 논밭 농심 타들어가는데…지방의회는 해외연수 중

입력 2017-06-28 09:14
수정 2017-06-28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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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가뭄·경제난 고통받는 민심 외면” 비난 목소리 거세 관광지 돌아보는 외유성 강해 “패키지여행 아니냐” 지적도

봄부터 시작된 극심한 가뭄으로 농민들이 ‘물 고통’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지방의회들이 앞다퉈 외유성 해외연수에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충북 영동군의회 의원 7명과 의회사무과 직원 4명은 인도의 농업정책과 농업용수 공급시스템 등을 둘러본다는 명목으로 지난 24일 출국했다. 8명의 군의원 중 1명만 건강 문제를 들어 불참했다.

5박7일짜리 이 연수에는 2천560만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이들의 방문지역은 델리·자이푸르·아그라 등 인도의 대표적 관광도시다. 시청과 의회, 고아원 방문 일정이 있지만, 구색 맞추는 수준에 불과하다.

영동군은 도내에서도 가뭄이 심한 지역 중 한 곳이다. 올해 내린 비가 186.2㎜로 전년(282.2㎜)의 66%에 머물면서 학산면 하시마을 등은 군청에서 떠다 주는 물을 받아 생활할 정도로 고통이 심하다.

임대경 영동지방자치참여연대 회장은 28일 “최악의 가뭄으로 군민 전체가 힘들어하는데, 민의를 추슬러야 할 군의원들이 외유성 해외연수에 나선 것은 비난을 면하기 어려운 행동”이라며 “연수를 통해 의원들이 어떤 정책을 도입하고, 얼마만큼의 성과를 거두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충북도의회 산업경제위원회 소속 도의원 4명도 가뭄이 절정이던 지난 23일 의회사무처 직원 3명을 동반한 유럽 연수에 나섰다.

11일간 이뤄지는 이번 연수는 프랑스 신재생 에너지와 곤충산업 현장, 스위스 치즈 공장, 이탈리아 와이너리 등을 둘러보는 일정으로 진행된다.

이 연수에는 도비 4천480만원이 드는데, 의원들은 이 중 6.3%인 280만원을 자부담했다.

도의회 관계자는 “가뭄이 신경 쓰이지만, 이미 오래전 일정이 확정돼 있어 변경하기 어려웠다”며 “외유 논란에 휘말리지 않도록 정책을 연구하고 우수사례를 벤치마킹하는 데 연수의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청주시의회 재정경제위원회는 다음 달 5∼13일 보스니아·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오스트리아를 잇는 발칸 4국 연수에 나선다.

이번 연수에는 의원 7명이 1인당 250만∼316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참가한다.

이들의 방문지도 논란거리다.

동유럽의 행정제도를 살피고, 전통시장과 골목시장 활성화 방안을 모색한다는 연수 목적과 달리 관광지를 돌아보는 일정이 대부분이다.

말이 좋아 연수지, 여행사에서 파는 패키지 여행상품과 다를 게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주시의회 관계자는 “연수 목적에 관광진흥방안 등도 포함돼 있어 관광지를 둘러보는 일정도 여러 곳 포함돼 있다”며 “귀국 후 연수 보고서를 보고 평가해 달라”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단양군의회는 지난 7∼13일 베트남과 캄보디아를 연수한 바 있다.

오창근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회문화국장은 “관광성 해외연수가 지방의원 임기를 1년 앞두고 다시 고개 드는 듯해 안타깝다”며 “목적과 취지에 맞는 연수라면 몰라도 관광지를 찾아다니는 구태는 하루빨리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아무리 예정된 일정이라지만 서민경제가 움츠러들고 최악의 가뭄이 겹친 상황 등을 고려했어야 한다”며 “눈총받는 시기인 만큼 연수보고서 등에 대해 엄격해질 잣대를 각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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