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떠난 아내…제천 참사 희생자 남편 눈물의 작별

성탄절 떠난 아내…제천 참사 희생자 남편 눈물의 작별

강경민 기자
입력 2017-12-25 10:21
업데이트 2017-12-25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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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아들 결혼했다고 좋아했는데” 유족 하염 없이 눈물

“항상 밝은 표정으로 가족을 웃게 해준 엄마 이제 평안히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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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영결식
이어지는 영결식 25일 오전 충북 제천시 장례식장에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유가족과 조문객이 영결식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탄절인 25일 오전 6시 30분께 충북 제천시 제일장례식장에서 스포츠센터 화재로 희생된 29명의 사망자 중 한 명인 최숙자(55)씨의 발인식이 열렸다.

지난 21일 화재로 어머니를 여읜 아들은 행렬 맨 앞에서 침통한 표정으로 발인 과정을 지켜봤다.

딸을 비롯한 일부 유족은 몸을 가누지 못하고 오열했다.

유가족과 친지와 친구 40여명도 이날 고인의 마지막 길을 지켜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최씨의 외삼촌 박모(67)씨는 “성품이 밝고 늘 시댁과 친정을 두루 잘 챙겨 집안을 화합하게 하는 복덩이 같은 사람이었다”며 고인을 기억했다.

최씨는 남편 박장주씨와 함께 줄곧 고향인 제천에서 살았다. 슬하에는 장성한 자녀 2명을 뒀다.

박씨는 “아들이 지난달 결혼했는데 손주도 보지 못하고 이렇게 떠나니 너무 허망하고 안타깝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 21일 제천 마트에서 근무를 마친 최씨는 피로를 풀려고 사우나를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최씨가 목욕탕에 들어간 지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1층부터 화염이 치솟았고 건물 전체가 아수라장이 됐다.

한 유족은 “불이 난 날 마트 교대 근무시간을 바꿨는데, 원래대로 근무했다면 목욕탕에 가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안타까워했다.

고인의 친지들은 대회에 나가 대형 TV를 타올 정도로 최씨가 노래를 잘했다고 전했다. 상품으로 받은 TV는 시아버지에게 드릴 정도로 효녀였다.

한 유족은 “좋은 사람을 떠나보내 가슴이 미어진다”면서 “이제는 아픔과 슬픔이 없는 곳에서 편안하게 쉬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6시 40분부터 오전 8시까지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희생자 5명의 영결식이 제천과 성남 등지에서 이어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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