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관저에서 함께 과일 먹어…대통령 의상 들고 다니기도”
박근혜 정부 ‘문고리 3인방’ 가운데 한 명인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에서 청와대 재직 시절에 받았다는 명절·휴가 격려금에 관한 증언을 거부했다.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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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국정원 자금으로 매월 5천만∼2억 원을 받아 온 혐의로 지난달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전 비서관이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명절·휴가비의 출처가 국정원의 특수활동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이 전 비서관 등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이 국정원 특활비에서 명절·휴가 격려금을 받았다는 단서는 검찰이 확보한 최씨의 자필 메모에서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이 국정원 특활비를 쓰는 과정에서도 최씨가 개입한 증거라고 검찰은 파악했다.
이 전 비서관은 이 메모와 관련해 “2013∼2015년 3년간 받은 명절·휴가비 내역을 최순실 씨에게 알려줬느냐”는 검찰에 질문에 “지금 국정원 특활비 재판을 받고 있으므로 진술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어 “질문의 상당 부분이 (이미) 조사받은 내용이며 검찰에서 성실히 답변했다”고 덧붙였다.
대신 이 전 비서관은 특활비 사건 등 본인의 혐의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질문에 관해서는 증언했다.
이 전 비서관은 재직 당시 업무에 관한 질문을 받고 박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울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그는 “대통령이 저에게 ‘우리가 지금 고생하더라도 정말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자’는 말을 했다”며 “(박 전 대통령이) 국가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하셨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흐느꼈다.
이 전 비서관은 최씨의 청와대 출입 당시 상황에 관해서도 진술했다.
그는 업무보고를 위해 박 전 대통령의 관저에 갔던 일을 거론하면서 “보고를 하러 갔을 때 최씨가 저희들(이재만·안봉근·정호성)끼리 있으면 들어와서 과일을 같이 먹었던 기억이 있다”며 “대통령께 보고를 드리는 곳에 대통령의 의상이 있었는데 최씨가 들어와서 갖고 나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씨가 일방적으로 비서관들에게 이야기하거나 야당 정치인을 비판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이 사실인가”라고 검찰이 묻자 “최씨가 정치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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