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반려견 식용 삼은 60대…개주인 아버지에 “먹으러 와라”

이웃 반려견 식용 삼은 60대…개주인 아버지에 “먹으러 와라”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18-04-11 14:38
업데이트 2018-04-1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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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반려견을 몰래 죽여 식용으로 삼은 60대 남성의 만행이 공분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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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주민에게 반려견 식용 피해를 당한 견주.  다음 아고라 청원게시판
이웃 주민에게 반려견 식용 피해를 당한 견주.
다음 아고라 청원게시판
지난 10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청원 게시판에는 ‘도와주세요. 저희 개가 이웃에게 처참히 죽임을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글쓴이(30·여)에 따르면 그가 키우는 2살 웰시코기 종 수컷 ‘꿀이’는 지난달 4일 오후 경기 평택 청북읍에서 실종됐다.

다음날인 5일 바로 사례금 50만원이 적힌 현수막을 제작해 설치하고 마을 주민들에게 전단지를 배포하며 꿀이를 찾아다녔다. 유기견 사이트나 카페에 글을 올려봤지만 꿀이에 대한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사례금을 100만원으로 올렸지만 소용없었다.

그러다 한달여가 지난 지난 9일, 글쓴이는 한 주민의 제보를 받았다. 누군가 꿀이를 잡아먹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였다.

더욱 경악스러운 사실은 그 범인이 글쓴이 아랫집에 사는 이웃 A(64)씨였다는 점이다.

글쓴이가 꿀이를 애타게 찾으며 전단지를 나눠줄 때 A씨는 꿀이를 보지 못했다며 찾게 되면 연락주겠다고 했다고 한다. 그 다음날 꿀이를 잃어버려 힘들어하는 부모를 위로하며 술도 마셨고, 그 다음날엔 농사일을 도와달라고 부탁해 글쓴이의 아버지가 거들어줬다고 글쓴이는 전했다.

꿀이가 글쓴이 집의 개인 것도 A씨가 모를 리 없었다고 한다. 강아지 시절부터 봤고, 산책시키는 것도 여러 번 봤기 때문. 그 정도로 오랜 이웃이었다.

심지어 개를 죽인 뒤 글쓴이 아버지에게 먹으러 오라고 초대까지 했다. 글쓴이는 “정녕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인가. 악마 같다”면서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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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주민에게 반려견을 식용 피해당한 견주가 반려견 실종 당시 제작한 전단지.  다음 아고라 청원게시판
이웃 주민에게 반려견을 식용 피해당한 견주가 반려견 실종 당시 제작한 전단지.
다음 아고라 청원게시판
글쓴이는 곧바로 A씨를 신고했고, 현재 경기 평택경찰서가 이 사건을 수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개가 집 마당에서 심하게 짖어 돌멩이를 던졌는데 기절해 전깃줄로 목을 졸랐다”고 진술했다. 또 죽은 개로 음식을 만들었는데, 본인은 먹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줬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를 재물손괴 혐의로 입건하고,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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