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크로 입수한 ‘경공모’ 핵심인물…드루킹, 회원들에 옥중편지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당원들의 포털 댓글 여론조작 사건과 관련해 추가로 확인된 공범에 대해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앞서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은 영장을 신청한 바 있다.19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이진동 부장검사)는 전날 포털 댓글 ‘공감’ 클릭 수를 조작한 혐의(업무방해)로 박모(30·필명 ‘서유기’)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앞서 박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해 달라며 검찰에 신청했고, 검찰은 곧바로 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해 당일 밤 법원에 영장 청구서를 제출했다.
박씨는 앞서 구속돼 검찰로 송치된 김모(49·필명 ‘드루킹’)씨 지시를 받아 자동화 프로그램(매크로)을 이용해 1월 17일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관련 기사에 달린 문재인 정부 비판 댓글 2건에 반복적으로 ‘공감’을 클릭해 여론을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박씨 등 추가 공범 2명의 혐의를 수사하던 경찰은 범행에 쓰인 매크로 프로그램을 박씨가 구해 김씨에게 제공한 사실을 확인했다.
박씨는 김씨가 운영한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들의 단체 대화방에서 프로그램을 내려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명 ‘서유기’로 불리는 박씨는 ‘드루킹’ 김씨가 자신들의 활동 기반인 느릅나무 출판사 운영자금을 마련하고자 세운 비누업체 ‘플로랄맘’ 대표다.
앞서 경찰은 종전 2개였던 수사팀을 5개로 확대하면서 세무·회계 전문가가 포함된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범죄수익추적수사팀을 이번 사건에 투입해 댓글 활동자금과 출판사 운영비 출처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아울러 경찰은 구속된 김씨 등 3명으로부터 임의제출 동의를 받아 지난달 30일부터 15개 금융기관에 개설된 이들 명의 계좌 30여개 자료를 입수해 분석 중이다. 여기에는 ‘느릅나무’ 개인사업자 명의 계좌도 포함됐다.
한편 ‘드루킹’ 김씨는 지난달 25일 구속된 후 사흘 뒤인 28일 경공모 회원들에게 친필 편지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편지에서 “구속은 정치적 보복에 가깝다. 조용히 처리해야 형량이 늘지 않는다. 집행유예 받고 나가는 것이 최선”이라면서 “소송비용이 필요하다. 형편이 되는 분들만 도와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