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공무원 10명 중 8명 “유리천장이 승진 막아”

여성 공무원 10명 중 8명 “유리천장이 승진 막아”

이성원 기자
입력 2018-04-29 22:18
수정 2018-04-29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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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34% “승진 성차별 존재”
가사·육아 탓 핵심 보직 밀려
女상사와 일할수록 편견 줄어
여성 공무원 10명 중 8명은 승진 과정에서 성차별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행정부 공무원 중 여성이 49.8%로 수적 평등은 이뤘지만 여전히 ‘유리천장’을 느끼고 있었다.

인사혁신처는 45개 중앙행정기관 공무원 1만 5515명을 대상으로 ‘인사관리 전반에 관한 성차별 인식’을 조사한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인사관리 온라인 시스템인 ‘e사람’을 활용해 지난 2월 23일부터 27일까지 조사했다.

전반적 성차별 인식에 대해 여성은 38.8%가 차별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남성은 11.8%에 그쳤다. 특히 승진 차별에 대한 인식 차이가 컸다. 여성은 77.4%가 성차별이 있다고 답했지만 남성은 34.5%만 그렇다고 답했다.

여성 공무원들이 꼽은 주요 차별 원인은 ‘남성 중심 조직문화’가 29.8%로 가장 많았다. 이어 ‘출산·육아휴직 사용 불이익’(22.4%), ‘핵심 보직 경험부족’(14.8%), ‘근무 성적 불공정성’(5.0%), ‘직무수행 능력 차이’(3.1%) 순이었다. 반면 남성 공무원은 ‘직무수행 능력 차이’(7.9%)를 첫 번째 차별 원인으로 꼽았다. 한 중앙부처 여성 공무원은 “중앙부처 핵심 보직일수록 야근과 주말근무, 술자리가 많아 육아를 병행하는 여성은 힘들다는 인식 때문에 주요 보직에서 일할 기회조차 얻기 어렵다”며 “남성이 승진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밖에 없고 고위 공무원도 남성이 많다 보니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게임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2016년 말 행정부 소속 여성 고위 공무원단 비율은 4.9%다.

근무평정에서 여성은 67.8%, 남성은 35.5%가 차별이 있다고 답했다. 주요 차별 원인으로 여성은 ‘특정 성 관대평가 관행’(29.0%)과 ‘핵심부서 경력부족’(27.1%)을 꼽았다. 아울러 보직 배치에 성별이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여성은 55.8%, 남성은 22.9%가 ‘그렇다’고 답했다. 여성의 주요 보직 배치 장애요인으로 남녀 모두 ‘가사 및 육아 문제’(남 46.4%, 여 49.3%)를 꼽았다.

한편 여성 상사와 근무할수록 성 편견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상사를 더 선호한다’는 항목에 여성 상사와의 근무 경험자는 2.23점(4점 만점)을, 비경험자는 2.25점을 매겼다. ‘중요한 직위는 남성에게 맡기는 게 믿음직스럽다’는 항목에선 경험자 2.04점, 비경험자는 2.12점이었다. ‘여성의 능력과 자질이 남성에 비해 부족하다’는 항목에선 경험자 1.84점, 비경험자는 1.90점이었다.

인사처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여성의 주요 보직 배치 확대를 위해 생애주기에 따른 보직관리 등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한 점 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2018-04-3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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