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장 취임식 관행 탈피
‘지자체장 약력 소개→취임 선서→취임 선언문 낭독’우리가 쉽게 떠올리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취임식 모습이다. 참석 주민들은 엄숙하고 지루한 분위기 속에 자리만 지키다 집에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선언문 속에 자치단체의 구정방향, 지자체장의 약속이 담겨있지만 정작 구민들 머릿 속에 남는 건 없다. 매번 다를 게 없으니 구민들도 지자체장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는다. 오래전부터 반복돼 ‘관행’이 된 것이다. 민선 7기 오승록 신임 노원구청장의 시도가 파격적으로 다가 온 이유다.
오승록 노원구청장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6일 서울 중계동 노원구민회관 대강당에서 취임식을 열고 프레젠테이션(PT)형식으로 구민들에게 구정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노원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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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취임식이 열린 노원구민회관 대강당은 구민 1000여명으로 가득찼다. 계단 곳곳에 구민들이 자리를 펴고 앉을 정도였다. 쌍둥이 엄마, 어린이, 환경미화원, 다문화가정 이웃, 탈북민 등 주민대표 9명도 취임식을 함께 했다. 노원갑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와대에서 행사 기획을 했던 분이라 확실히 다르다”며 차별화된 취임식을 높게 평가했다.
주민대표 9명
6일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부인과 함께 주민대표 9명의 손을 맞잡고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노원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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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구청장은 연세대 총학생회 부총학생회장 출신으로 1995년부터 7년간 국회의원 비서관을 지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청와대 의전팀에서 5년간 보좌했다. 2007년 제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 전 대통령이 도보로 ‘노란선’이 그려진 군사분계선을 건너는 장면은 그가 연출한 대표작이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그는 득표율 64.9%를 기록했고 23.4%에 그친 임재혁 자유한국당 후보를 여유롭게 제쳤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