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향하는 안희정 전 지사
수행비서 성폭력 의혹으로 재판 중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9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8.7.9 연합뉴스
김씨 후임 수행비서였던 어모 씨는 11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안 전 지사의 제4회 공판기일에 피고인 측 증인으로 나와 “김씨는 저나 운행비서(운전담당)가 안 전 지사를 대하는 것보다 (안 전 지사를) 더 격의 없이 대했다”고 증언했다.
어씨는 변호인 측 신문에서 “올해 1, 2월쯤 충남 홍성의 한 고깃집에서 안 전 지사와 비서실 전원이 저녁을 먹을 때였다. 당시 안 전 지사가 김씨와 이야기하다가 뭔가 놀리신 듯했는데 김씨가 ‘아, 지사님 그런 거 아니에요. 지사님이 뭘 알아요’ 하는 식으로 대거리했다”고 말했다.
이어 “옆 테이블에서 고기를 굽다가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져서 고개를 들어보니 앞에 있던 다른 비서도 놀란 표정으로 저와 눈이 마주쳤다”고 말했다.
어씨는 또 지난해 11월 술자리에서 김씨가 안 전 지사에게 술을 더 달라고 한 것, 김씨가 수행 비서로 일하는 마지막 날 관용차 안에서 안 전 지사에게 울면서 “전임 수행비서도 그만둘 때 울었는데 저도 울면 안 되나요”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지난해 12월 어씨는 ‘정무비서’에서 ‘수행비서’로 보직이 바뀌었다. 어씨는 이에 “지난해 12월 14~20일 업무 인계를 받았는데, 인계 마지막날 차량에서 안 전 지사가 피해자에게 ‘수행은 오늘이 마지막이네. 보고 싶어 어쩌냐’라고 말했고 이에 김씨가 울었다”고 전했다.
그는 “지사가 왜 우냐고 하니 ‘전임 비서도 그만둘 때 울었는데 저는 안되나요. 일 못 하게 괴롭히면 세계 여행 떠날 거예요’라고 말하는 걸 들었다. 안 전 지사가 ‘역할만 바뀌는 건데’라며 달랬다”고 덧붙였다.
이혜리 기자 lee@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