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뷰’ ‘맛집’ 후기 보고 갔더니… 폭염보다 열받게 하는 과대 홍보

‘오션뷰’ ‘맛집’ 후기 보고 갔더니… 폭염보다 열받게 하는 과대 홍보

이하영 기자
입력 2018-08-06 23:10
업데이트 2018-08-07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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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지 과대광고가 시민들의 여름휴가를 망치고 있다.

직장인 조모(29·여)씨는 최근 강원 속초로 휴가를 떠났다가 불쾌한 경험을 했다. 인터넷으로 봤던 숙소의 모습과 실제 모습이 딴판이었던 것이다. 조씨는 “오션 뷰(바다 전망)라고 해서 기대했는데 밖을 내다보니 바다는 아주 멀리 떨어져 있어 특정 각도에서만 조그맣게 보였다”면서 “펜션도 인터넷으로 본 모습과 실물이 너무 달랐다”고 말했다.

●펜션 등 블로거 동원 광고성 후기 도배

최근 ‘먹방’(먹는 모습을 보여 주는 방송)이 큰 인기를 끌면서 방송과 인터넷에는 수많은 맛집이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맛집이라 하기 어려울 정도로 형편없는 음식이 나오거나 위생 상태가 엉망인 곳이 적지 않다. 직장인 이정진(33)씨는 “방송에 몇 번 나왔고 블로거들이 좋은 내용의 후기를 많이 올린 식당이라고 해서 찾아갔는데 맛도 없었고 불친절하기까지 했다”면서 “돈과 시간을 모두 날려 불쾌했다”고 말했다. 최근 유명 맛집으로 소문난 속초의 한 치킨집은 위생 기준 위반 혐의로 과태료 처분을 받기도 했다.

●위생·맛 엉망 ‘방송 출연 맛집’도 다수

과대 포장된 휴양지 정보는 주로 여행 관련 앱이나 블로그를 통해 유통된다. 휴양지 소개 글은 순수한 일반인이 아니라 블로거가 돈을 받고 쓰는 광고 글이거나 업체 관계자가 직접 홍보용으로 쓰는 사례가 다반사다. 여행 파워블로거 이모(29)씨는 “여행지 시설에 대한 글은 일정액의 돈을 받고 써 준다”면서 “직접 가 보지 않았지만 업체 측에서 주는 자료를 토대로 내용을 작성한다”고 귀띔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소비자의 피해를 막을 방법은 사실상 없는 실정이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일종의 과장 광고로 볼 수 있지만 어디까지가 허위인지 객관적으로 판단하기가 어려워 관련 규정을 적용하기가 어렵다”면서 “특히 지역에서 영업하는 사람들의 입김이 워낙 세기 때문에 통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업체 관계자들도 나름의 사정을 호소했다. 펜션 운영자 신모(39)씨는 “펜션이 온라인 홍보 외에는 딱히 홍보할 수단이 없고 한철 장사다 보니 일단 사람을 끌어모으려고 좋아 보이게 꾸밀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허위 광고, 객관적 판단·단속 어려워”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관광업계 협회 등에서 소비자 신고를 통해 확인된 과장 광고 업체명을 정리하는 등 자율적인 정화 노력을 시작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2018-08-0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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